은행 위기에 놀란 美개미들…주식 투자액 절반 줄였다

열흘간 순매수 89억弗로 반토막
리스크 없는 MMF로 '머니 무브'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입액이 3월 들어 급감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와 경기 침체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17~30일 10거래일간 미국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주식은 약 89억달러어치라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월 3~16일 10거래일간 170억달러어치를 순매수한 데 비해 50%가량 급감한 수치다.WSJ는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기보다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조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기관투자가의 44%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주식 비중을 줄였다.

주식시장에서 빠진 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몰렸다. 미국 투자기업협회(ICI)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3월 29일까지 미국의 MMF에 1960억달러가 쏟아져 들어왔다. 2007년 이후 1분기 유입액으로는 가장 크다.WSJ는 한 개인투자자의 말을 인용해 “MMF나 단기 국채 투자만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추가적인 리스크를 안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7일 발표를 앞둔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에 따라서 주식시장이 다시 한번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여전히 노동시장이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