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 대안으로 뜬 MZ노조…교섭권·근로자 대표까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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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직원들 호응 업고…거세지는 'MZ노조 바람'MZ(밀레니얼+Z세대)노조가 단기간에 산업현장에서 대대적으로 약진한 것은 투명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양대 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회사와의 교섭권을 도맡아온 데 대한 반발도 요인으로 꼽힌다. 교섭권과 노동자 대표를 MZ노조가 맡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철옹성 같던 양대 노총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성·투명성 앞세워 득세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출범 10개월만에 1200명 가입
젊은층 지지에 교섭권 확보
서울교통公, 근로자 대표 재선출
젊은 역무원 '올바른노조' 몰려
영업본부 조합원, 한국노총의 3배
양대 노총 단일 후보로 MZ노조와 맞대결
3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 근로자대표 선거에서 단일 후보를 냈다. MZ노조 후보와 1 대 1 구조를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는 선거에서 MZ노조 후보가 대표자가 될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양대 노총 소속 노조가 단일 후보를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민주노총의 독점구조 붕괴에 따른 대표자 선거에 직원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공사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은 주로 역무원으로 입사해 영업본부에 배치된다”며 “영업본부에서 MZ노조 바람이 일면 그 영향력이 사내 전체로 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공사에는 영업본부 외에 차량본부, 승무본부, 기술본부 등 네 곳에서 산업보건안전위원회 노동자 대표를 뽑는다. 회사 내 노조별 가입자 비중은 민주노총 소속 공사노조 약 59%(1만100여 명),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 약 15%(2600여 명), MZ세대 중심인 올바른노조 약 12%(2000여 명) 순이다.올바른노조는 아직 전체 조합원 규모에서 밀리지만 공사 내 영향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작년 11월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주도한 서울교통공사 총파업에 올바른노조는 명분 없는 정치 파업이라며 불참했다. 공사노조는 파업 동력이 약해지자 총파업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파업 직전 두 달 동안 서울교통공사 내 올바른노조 조합원 수는 1250여 명에서 1700여 명으로 30% 이상 늘었다. 올바른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의 50% 이상이 양대 노총에 속해 있지만 올바른노조가 내건 ‘공정성’과 ‘탈정치’에 동의하는 젊은 직원이 많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MZ노조 잇단 교섭권 확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부터 MZ노조인 열린노동조합이 사측과 임금 복지 등의 협상을 담당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작년 6월 출범한 뒤 10개월 만에 조합원이 약 1200명으로 늘었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는 2021년 12월 약 2500명에서 MZ노조 출범 당시인 지난해 6월 700명가량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제1 노조에 오르진 않았지만 교섭권을 얻는 데 성공한 MZ노조도 등장했다. 금호타이어 사무직노동조합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전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권을 인정받았다. 사측은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섭권을 법원이 또다시 인정해준 것이다. 업계에선 금호타이어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교섭권 분리를 신청하는 MZ노조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전문직 영역에서도 MZ세대 중심 단체가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출범한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새변)이 대표적이다. 30대 청년 변호사 200여 명이 모인 공익 활동 단체다. 이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기존 단체의 정치 성향이 지나치게 편향됐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대안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변은 창립총회에서 “특정 정당의 이익을 대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