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노조, 대기업서 제1 노조로…양대 노총 흔든다

삼성디스플레이서 한노총 제치고 최대 노조로 올라서
서울교통公, 민노총 과반 무너져 새 근로자 대표 선출
위기 느낀 양대 노총, 단일후보로 MZ노조에 맞서기로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조의 세 확장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노조의 과반이 무너지면서 근로자 대표를 다시 뽑는 사태를 맞았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MZ노조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제치고 ‘제1 노조’ 위치에 올라 단체교섭권을 확보했다. 양대 노총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MZ노조 바람이 주요 사업장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역무원 중심인 영업본부는 이날부터 10일까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을 위한 근로자 대표 선거에 들어갔다. MZ세대가 중심인 올바른노동조합의 세 확장으로 민주노총의 과반 점유율이 무너진 게 선거 이유다. 산안위는 산업안전보건법 24조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 회사는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안전·보건 분야 의결 기구다. 지금까지는 과반 점유율을 확보한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당연직으로 근로자 대표가 됐다. 하지만 MZ세대 중심의 올바른노조가 2021년 8월 출범하면서 지형이 급변했다. 민주노총의 과반이 무너졌다. 영업본부 전체 노조 조합원 중 올바른노조 소속은 약 31%로 민주노총(43%)에 이어 2위다. 한국노총 산하인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10%)의 세 배에 육박한다. 과반 붕괴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단일 후보를 냈다.MZ노조의 약진은 주요 사업장에서 두드러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말 MZ노조인 열린노동조합이 한국노총 소속 노조를 ‘제2 노조’로 밀어내고 교섭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MZ노조는 작년 6월 출범한 뒤 10개월 만에 조합원을 약 1200명으로 늘리며 제1 노조 자리에 올라섰다. 한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의 교섭 정보를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측과도 대립보다는 상생을 지향해 직원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