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금융' 띄우는 이재명 "능력 부족하면 높은 이자…빈익빈 부익부 심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돈을 빌릴 기회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소액을 빌려도 높은 금리가 부과된다"며 "이는 국가공동체 입장에서 구성원들의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본금융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시장경제 측면에서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시장의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 대표가 위원장으로 있는 기본소득위원회가 주최했다. 이 대표가 구상하는 '기본사회'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첫 번째 토론이다. 이 대표는 "능력있는 사람들은 많은 돈을 낮은 이자로 싸게, 장기로 빌릴 수 있다"면서 "반면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소액을, 그것도 아주 고리에 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금융은 특정 개인 또는 기업, 시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주권으로부터 나온 국가 정책의 소산"이라며 "그 혜택은 모든 사람들이 최소한은, 일정 부분은 함께 누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금융 영역에서 '기본적인 삶'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가능할 것인지는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채무자의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이자를 책정하고 위험 부담(리스크)을 최소화하는 금융 시스템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연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기본사회로의 대전환이 시작되는 원년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본소득·기본주거·기본금융이 이 대표가 구상하는 기본사회의 3대 축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