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5% 내보낸 버진오빗, 결국 파산보호 신청

로켓 발사 실패 후 자금난 허덕
경영권 유지하며 매각 추진할 듯
버진그룹의 위성 발사 업체 버진오빗이 결국 파산보호를 통한 회생절차에 나섰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로켓 발사에 실패한 이후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4일 CNBC방송에 따르면 버진오빗은 이날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파산보호란 법원의 감독하에 기업의 자산을 매각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다.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하지만,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이 유지된다는 점이 다르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이 회사는 자산 2억4300만달러(약 3194억원), 총부채 1억5350만달러를 신고했다.댄 허트 버진오빗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회사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해야만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파산보호라는 방식을 택한 데 대해 그는 “현 단계에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면서 “버진오빗이 개발한 최첨단 기술은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진오빗은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세운 민간 우주관광 기업 버진갤럭틱에서 2017년 분사됐다. 2021년 보잉 747기를 개조해 공중 위성 발사에 두 차례 성공하면서 주목받았지만, 지난 1월 소형 인공위성 9개를 탑재한 로켓 발사에 실패한 뒤 영업을 중단하고 직원의 85%를 해고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