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러시아산 가스 수입 재개하나, 천연가스관 보험 갱신

해상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에 대한 보험 갱신
노르트스트림 독일 주주는 수리 요구
러시아가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에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면 유럽에서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루브민에 있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1’. 사진=REUTERS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와 재보험사 뮌헨리가 유럽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드스트림에 대한 보험 계약을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드스트림의 독일 주주들이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두고 가스관을 재정비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알리안츠와 뮌헨리가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드스트림에 대한 보험 계약을 갱신했다고 보도했다.노르드스트림은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기 위해 발트해 해저에 2010년 설치된 파이프라인이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개통돼 있다. 지난해 9월 의문의 해저 폭발 사건으로 인해 가스 공급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정부가 보험 갱신을 암묵적으로 승인했다. 독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하지만 두 보험사가 계약을 갱신하는 것을 크게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리와 알리안츠는 이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독일 경제부 대변인은 "과거 노르드스트림 구축 당시 정부가 제공한 지원책 중 보험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민간 보험사의 결정에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노르트스트림의 독일 주주 중 일부가 가스관 수리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관을 수리하기 위해선 보험계약이 필수다. 지난달 15일 노르트스트림의 지분 15%를 보유했던 독일 전력 업체 EON은 해수로 인한 부식을 방지하려면 가스관을 밀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제외한 노르트스트림의 주주는 독일과 러시아의 관계가 회복될 것을 염두에 두고 가스관 수리를 요청하고 있다"며 "보험을 갱신하게 되면 가스공급 재개를 위한 수리 작업이 용이해진다"고 설명했다.

지금도 유럽연합(EU)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EU의 대(對)러시아 제재 항목에 석유제품은 포함됐지만, 천연가스는 빠져있어서다. 실제로 유럽은 벨기에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해온 것으로 확인됐다.벨기에 공영방송 베에르테에 따르면 벨기에 제이브뤼허 항구를 통한 EU의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 수입량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입량은 전년 대비 70% 증가한 430㎥를 기록했다. EU가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정치권에선 되레 가스 수입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독일의 기독교민주연합 소속의 미하엘 크레치머 작센주 총리는 지난 1월 베를린 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노르트스트림을 활용한 가스 수입 옵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독일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독일 경제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지난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보여줬다"며 "중단을 기점으로 화석연료 수입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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