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경제 지표 부진에 하락 출발

뉴욕증시가 부진한 경제 지표에 하락 출발했다.

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3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25포인트(0.29%) 하락한 33,503.90을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3포인트(0.13%) 내린 4,119.18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07포인트(0.1%) 떨어진 12,177.38을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 후 반락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수준으로 나오면서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지난 2월 채용공고는 990만건으로 전월 수정치인 1천56만건보다 약 63만건 감소했다.

채용공고가 1천만 건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5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처음이다.

채용공고가 줄었다는 것은 과열된 흐름을 보이던 미국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플랫폼스, 아마존 등 대형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해고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2월 공장재 수주는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이는 월가가 예상한 수준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기업의 채용 감소와 제조업 지표 부진은 경기 침체 공포를 소환했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국내총생산(GDP) 추정 모델인 GDP 나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연율 1.7% 수준으로 전망됐다.

약 2주 전까지만 해도 3.5%를 나타냈던 성장률 전망치가 급속하게 하향 조정된 것이다.

부진한 경제 지표에 미국 달러화의 가치도 급격한 약세를 보였다.

S&P500지수 내 산업, 에너지, 자재와 금융 관련 업종이 하락했다.

기술, 통신, 헬스, 부동산, 소비재, 유틸리티 업종은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의 주가가 소폭 하락했다.

중국 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3월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 차량을 8만8천869대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늘어난 수준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다 이내 반락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업체인 엣시의 주가는 3% 상승했다.

월가 투자기관인 파이퍼 샌들러가 엣시의 투자 의견을 상향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보잉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노스 코스트 리서치가 보잉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낸 영향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은행권 위기 등으로 금융시장이 장기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가의 투자자문사 에버코어 ISI의 선임 이사 줄리앙 엠마뉴엘은 미국 경제 방송 CNBC에 출연해 올해 경기 침체를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1년간 긴축을 겪었고, 지금은 긴축의 초기 영향만 느끼고 있는 상태"라며 "경기 침체는 비록 얕더라도 발생할 것이며, 주식시장은 이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수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해 촉발된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위기가 끝나더라도, 이 영향은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이먼 CEO는 이번 사태는 2008년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독일 DAX지수는 0.64% 올랐고, 영국 FTSE지수는 0.04% 내렸다.

프랑스 CAC 지수는 0.48% 상승 중이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21% 오르고 있다.

한편 감산 우려에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움직였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07% 내린 배럴당 80.45달러에,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14% 하락한 배럴당 84.81달러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