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첫날 조편성 발표… PGA-LIV 정면충돌 없을 듯 [여기는 마스터스!]

PGA투어 파의 대표선수인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프레드 커플스(오른쪽부터)가 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GC에서 공식 연습라운드를 함께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오는 6일(현지시간) 막을 올리는 마스터스 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표선수들과 LIV골프 선수들 간의 경쟁이다. 특히 같은 조에서 펼쳐질 신경전은 이번 대회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줄 요소다.

하지만 1·2라운드에서 직접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마스터스 조직위원회 측이 4일 발표한 1·2라운드 조편성에서 각 진영의 대표 선수들이 같은 조에 편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PGA투어파의 '수장'격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잰더 쇼플리(미국)와 같은 조에서 경기한다. 한국시간으로 6일 밤 11시 18분 티오프에 나선다. 또 다른 대표 선수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는 김주형(21), 샘 번스(27·미국)와 한 조로 편성됐다. 매킬로이는 가장 강하게 LIV골프를 비판해왔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7·미국)와 저스틴 토마스(30·미국)도 LIV골프 선수들을 피했다.

PGA투어파의 '원로'격인 1992년 마스터스 챔피언 프레드 커플스(65·미국)는 러셀 헨리(미국), 알렉스 노런(스웨덴)과 동반 라운드 한다. 그는 최근 필 미컬슨(미국)을 "또라이",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를 "광대"라고 저격한 바 있다. 지난 3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첫 공식연습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내가 끔찍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들이 PGA투어에 대해 언급한데 대해 답을 한 것"이라며 "내가 43년간 몸담아 온 PGA투어를 비난하지 말라. 정말 짜증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LIV골프파의 상당수는 한국선수들과 함께 경기할 예정이다. LIV골프 선수 가운데 가장 세계랭킹이 높은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한국 골프의 간판 임성재(25)와 2021년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과 경기한다. LIV골프의 대표선수 미컬슨은 김시우(27)와 같은 조로 편성됐다. 하지만 불씨가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다. 1.2라운드는 주최측이 편성한 조합으로 경기가 진행되지만 3라운드부터는 성적에 따라 새롭게 동반자가 정해진다. 각 진영의 대표가 한 조에서 만나는 '어색한 동행'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PGA투어는 LIV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의 투어 출전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거스타 내셔널GC가 주관하는 마스터스를 비롯해 4대 메이저 대회에는 출전할 수 있다. 이번 마스터스에는 미컬슨, 스미스를 비롯해 총 18명의 LIV골프 선수들이 출전한다.

PGA투어의 '본진'에 침투하는 모양새가 된 LIV골프파는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LIV골프의 수장 그렉 노먼(호주)은 최근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터스에서 LIV골프 선수 중 한명이 우승하면 나머지 17명이 마지막 18번홀에서 축하 세리모니를 할 것"이라고 도발했다. 스미스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LIV 골프가 54홀 경기로 진행되지만 우리는 진지하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LIV골프 선수가 그린재킷을 입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밝혔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