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무대' 다시 서는 우즈 "악착같은 완고함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여기는 마스터스!]

사진=마스터스 조직위원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에게 마스터스는 각별한 무대다. 메이저 대회 15승 가운데 5승을 이 곳 마스터스에서 따냈다. 그의 첫 메이저 우승도, 2019년 마지막 메이저 우승도 모두 마스터스였다. 불미스러운 스캔들과 허리 부상으로 긴 부진을 겪었지만 2019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부활을 알렸고, 2021년 교통사고로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만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우즈가 다시 한 번 영광의 무대에 선다. 7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리는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우승 가능성은 낮지만 그의 출전 사실 만으로도 전세계 골프팬들은 흥분하고 있다. 5일 열린 마스터스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즈는 "작년보다 경기력이 더 나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우즈는 마스터스와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GC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최근 대회에 많이 나오지 못했지만 단 하나의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면 바로 여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만 5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린 만큼 코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베른하르트 랑거나 프레드 커플스와 같은 나이가 든 선수들은 특정 코스를 공략하는 법을 알고 있는데, 이번 주에는 내가 그렇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상 뒤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우즈는 커트 통과를 해냈고 걸어서 72홀을 완주했다. 그때와 비교한 지금의 상태에 대해 "경기력이나 지구력은 작년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다리 통증은 "더 심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 다리가 (의족이 아닌) 내 다리라는 것이 다행"이라며 "물론 기능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고,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도 못하지만 그것이 내가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규투어를 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현실도 받아들였다. 1975년생인 그는 "3년 더 있으면 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아는 선수도 정규 투어보다 챔피언스투어에 더 많다"고 웃었다. 50세 이상만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에서는 카트를 이용할 수 있다. 허리 부상, 교통사고 등의 역경을 이겨낸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즈는 "악착같은 완고함"(Stubbornness)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믿고, 그만큼의 결과를 얻는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항상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수술을 이겨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겨내려는 열정이 있었고,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런 노력이 지금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