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통해 K-디자인 파워 뽐내…BAT그룹 디자인 이끄는 김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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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가벼운 '투톤' 디자인 인기BAT로스만스가 지난 2월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하이퍼 X2’가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작고 가벼운데다 색상과 재질을 모두 ‘투톤’으로 배치한 디자인이 인기의 바탕이 됐다.
주머니 넣고 다니기 편하게
휴대성 살린 디자인 소비자 공감
"담뱃잎 합량 높아 좋다" 후기도
○가벼운 무게와 ‘투톤 디자인’
글로 하이퍼 X2는 102g의 작고 가벼운 제품이다. 모던하면서도 둥근 테두리로 안정감이 느껴지고, 휴대성도 우수하다. 소비자들이 지갑이나 스마트폰과 함께 제품을 들고 다닐 수 있을 수 있도록 휴대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 하이퍼 X2는 지난달 17일부터 사전 예약에 들어갔다. 일부 색상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동났다. 제품이 판매된 지 얼마 되지는 않았는데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담뱃잎 함량이 높아 좋다” “흡연이 끝날 때까지 만족감이 유지된다” “디자인이 취향저격이다” 등의 후기가 잇따른다.이 제품의 기획 및 디자인을 이끈 김강민 총괄(사진)은 “고객이 주머니에 제품을 넣는 장면을 수없이 연상했다”며 “한 손으로도 작동하기 쉽도록 최적의 셔터 메커니즘을 구현하기 위해 25도에서 75도까지 모든 가능한 각도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고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도 인기를 끈 요인이다. 글로 하이퍼 X2는 다른 제품과 차별화한 투톤 디자인을 앞세웠다. 투톤 디자인은 BAT의 정체성인 ‘조합’과 ‘조화’를 드러내기 위한 디자인이다.제품의 색상만 투톤인 것이 아니라 제품의 재질도 메탈과 플라스틱 등 두 가지로 꾸몄다. 제품 디자인에서 두 가지의 대비는 배합에 따라 강렬하거나 반대로 부드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색과 색의 대비가 아니라 촉감과 재질도 대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글로 하이퍼 X2는 ‘아이리스 셔터’와 액정표시장치(LED) 등을 채택한 것은 물론 ‘부스트 모드’와 ‘스탠다드 모드’로 버튼을 분리했다. 김 총괄은 “어떻게 하면 고객이 가장 편하게, 만족하면서 이용할 수 있을 지 수 없이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적으로는 부스트 모드와 스탠다드 모드를 하나의 버튼으로 처리하는 게 간결해 보일 수 있지만 정작 사용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버튼만 사용하면 두 기능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기는 디자인 할 것”
글로가 신제품 디자인에 있어 ‘사용자 중심’을 최우선으로 삼게 된 것은 최근 전자담배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와도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전자담배 시장이 이제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변화하는 가운데 갈수록 편안함, 고객의 높은 만족감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제품 자체도 심플하고 편하게 쓰일 수 있는 형태로 변화되고 고객의 행동과 패턴을 이해해 조절하는 ‘스마트함’도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BAT그룹 뉴카테고리 디자인 부문 총괄로 이번 글로 하이퍼 X2의 기획과 디자인을 이끈 김 총괄은 BAT그룹의 1호 디자이너다. 앞서 오라클, LG전자 등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제품 디자인과 소비자 경험(UX) 디자인 프로젝트를 이끈 바 있다.김 총괄은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디자인 리더다. 지난 2020년 BAT그룹에 합류해 BAT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2021년 글로 프로 슬림부터 글로 하이퍼 X2를 선보였다.
대내외적으로 그룹에 디자인 DNA를 각인시켜 제품력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총괄은 “이기는 디자인(Winning Design)을 하고 싶다”며 “목표는 글로가 ‘카테고리 리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계 기업인 BAT의 디자인 팀은 한국을 비롯해 인도, 영국, 덴마크.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34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부스트 모드나 아이리스 셔터 같은 글로의 대표 기능들은 사실상 4명의 한국인 팀원들이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김 총괄은 “한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공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는 까다로우면서도 정보가 많고 제품을 신중하게 고르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BAT그룹은 2025년까지 김 총괄이 속해있는 뉴 카테고리(차세대 제품군) 부문에서 매출 7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최근 출시된 글로 하이퍼 X2와 같은 위해 저감 제품 등으로 ‘더 나은 내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총괄은 “BAT는 담배회사가 아닌 진정한 ‘혁신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합류했다”며 “뛰어난 제품력을 바탕으로 글로가 가진 정체성을 완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