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에 발목 잡힌 천호 재개발…최고 40층 780가구 들어선다

풍납토성 주변 높이규제가 적용된 탓에 사업이 지연되던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일대에 40층 높이, 780가구 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선다. 강동구에서 진행되는 첫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이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연내 정비계획 결정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는 천호동 461-31번지 일대 재개발사업 후보지의 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고 2일 발표했다. 풍납토성 길 건너편의 A1-2구역, 3만699㎡의 규모의 재개발구역은 최고 40층 높이 아파트 780가구 단지로 탈바꿈한다. 이 구역은 천호역(5·8호선)과 천호대교 등 우수한 교통 인프라를 갖췄다.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 초기부터 개입해 공공성과 사업성을 모두 갖춘 기획안을 제시하고, 주민들이 이를 바탕으로 정비사업을 신청하면 통합심의를 통해 정비계획을 빠르게 확정하는 제도다.

이 구역은 면적의 3분의1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묶여 8~14층 높이 규제를 적용받았다. 서울시는 이를 감안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부분은 층수를 35층에서 40층 내외로 완화했다. 서울시는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로 역사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문화시설 등을 도입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도 제공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한강 조망은 타워형 주동(건물)을 엇갈리게 배치해 최대한 확보하도록 했다. 스카이라인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높이규제를 고려해 풍납토성(천호대로변)으로부터 점층적으로 높아지도록 계획했다. 이 구역 바로 북쪽, 광나루 한강공원에 인접한 A1-1구역(공공재개발)과 A1-2구역(민간재개발)로 분리된 두 단지를 하나의 단지처럼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상습 정체 구간인 천호대로변의 교통 문제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지에서 천호대로로 직접 진·출입을 막을 예정이다. 대신 천호대교 고가 하부 구조물로 단절된 도로를 정비해 올림픽대로와 연결하기로 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지역자원의 입지적 강점을 살리고 주변단지와의 통합계획으로 창의적 경관을 창출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신속통합기획을 활용해 조화로운 개발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