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연령별 자문' 겸하는 벨 감독 "지도자들과 교류할 것"

"여자 축구에도 열기 이어오고 싶어…대표팀 성장·성공 중요"
"올여름 월드컵 준비, 올바른 방향 가고 있어…체력 더 개선돼야"
2019년부터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은 최근 2024년 12월까지로 계약을 연장하며 새로운 임무를 더 맡았다. 여자 축구 연령별 대표팀의 '어드바이저' 역할이다.

이를 통해 벨 감독은 여자 유·청소년 대표팀 코치진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팀 훈련을 참관하며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일랜드 대표팀, 독일 FFC 프랑크푸르트, 노르웨이 아발드네스 등을 맡아 유럽 여자 축구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한국 성인 대표팀뿐만 아니라 여자 축구의 뿌리부터 함께 키워나갈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대표팀이 잠비아와의 2연전(7일 수원·11일 용인)에 대비해 훈련 중인 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난 벨 감독은 이와 관련해 "이번 소집 이후 연령별 지도자들과 미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벨 감독은 "시스템에 있어서 우리가 가진 생각과 계획을 논의해보고 싶다.

선수들을 어떻게 가르칠지, 어떻게 스카우트 해야 할지, 한국 여자 축구에 필요한 역량이 어떤 것인지를 얘기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벨 감독은 "가능하다면 그런 미팅을 매월 하고 싶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도자들과의 만남이 전술 포메이션 등 축구의 기술보다는 '플레이의 원칙'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귀띔했다.

벨 감독은 "'능동적 스타일' 같은 큰 테두리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 제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교류하고 싶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하나가 되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저도 연령별 소집 훈련을 보고, 연령별 지도자들도 언제든 와서 저희 훈련을 같이 보며 얘기도 많이 나눴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벨 감독이 바라는 건 한국 여자 축구의 저변 확대와 발전이다.

벨 감독은 "남자 대표팀이 지난달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할 때 가서 보며 한국 축구 팬들이 상당히 열광적이며 팀과 선수들을 많이 응원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것을 여자 축구에도 이어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선수와 팀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며 성장해서 성공을 끌어내는 것"이라며 "그런 것을 통해 내년, 내후년, 앞으로 어린 여자 선수들이 축구를 더 많이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변화를 위해선 올여름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좋은 성적이 뒷받침돼야 할 터다.
벨 감독은 월드컵 준비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부임 이후 줄곧 팀을 관통하는 제 메시지가 '체력', '피트니스'인데, 아직 우리가 톱 레벨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본다.

올해 초 체력 테스트 때보다 이번 결과가 개선됐으나 강팀과 리그의 데이터와 비교하면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0∼10레벨이 있다고 가정하면, 6월 최종 소집에서 선수들에게 원하는 건 '8' 정도다.

그래야 소집 기간에 '1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5' 정도로 들어온다면 월드컵 경기에서 이길 확률은 없다"며 선수들과 소속 구단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벨 감독은 "오늘처럼 많은 취재진이 이렇게 여자 축구 현장에 와 주셔서 취재해주시는 게 선수들에게 추가적인 동기부여가 된다. 보도를 통해 국민들도 '우리 여자 축구가 이렇게 하고 있구나' 인식하실 것"이라며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