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역대 최연소 삼성호암상 수상…여성과학자 2人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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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재단, 6월 1일 시상식피아니스트 조성진(29)과 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72) 등이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여성 과학자 두 명이 수상자에 포함됐고, 조성진은 역대 최연소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계산재료 물리학' 개척한 임지순, 배터리 연구 선구자 선양국
친환경 수소 생산 기여 최경신, 암 치료법 새 지평 연 헤이기스
이재용 회장 "기초과학 지원 더 늘리자" 제안에 과학상 확대
호암재단은 조성진과 임 교수 등 개인 다섯 명과 단체 한 곳에 ‘2023 삼성호암상’을 수여한다고 5일 발표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이다.각 부문 수상자는 예술상에 조성진,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임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 최경신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54), 공학상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62), 의학상 마샤 헤이기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49), 사회봉사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다.
조성진은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후 베를린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연주단체와 협연해왔다. 호암재단은 그를 “현대 국제 클래식 음악계의 젊은 거장”이라고 평했다.
임 교수는 ‘계산재료 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체물질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총에너지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실험 없이도 고체의 구조와 성질을 밝혀낼 수 있게 됐다. 화학·생명과학 부문 수상자인 최 교수는 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광전기 반응에 필수적인 광전극 물질과 촉매의 효율을 높여 친환경 수소 생산 발전에 기여했다.공학상을 받은 선 교수는 배터리 연구의 선구자로 불린다.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전지의 양극재로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 화합물에 ‘농도구배형 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다. 의학상을 받은 헤이기스 교수는 새로운 암 치료법의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았다.
사단법인 글로벌케어는 1997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국제 보건의료 비정부기구(NGO)다. 우크라이나전쟁 피해 현장을 비롯해 그간 18개국의 각종 재난 현장에 긴급 의료팀을 파견했다.
최 교수와 헤이기스 교수 등 여성 과학자 2명이 수상자에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삼성호암상은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이병철 창업회장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제정했다. 30여 년간 학술·예술·사회 발전과 복지 증진에 기여한 한국계 인사를 포상해왔다. 올해까지 170명의 수상자에게 325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이후 국가 기초과학 분야 지원을 늘리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제안에 따라 2021년부터 과학상을 확대했다. 기존엔 한 명을 시상했는데 이때부터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으로 부문을 늘려 두 명에게 상을 준다.
이 회장이 시상 확대를 제안한 것은 공학·의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초과학 분야 지원을 늘려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탄탄히 하자는 취지에서 비롯했다. 삼성호암상을 제정한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이 회장이 국가 기초과학 육성을 위해 삼성호암상의 위상과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였다는 평가다. 학계 관계자들도 “과학상의 세분화 및 확대가 기초과학 발전에 기여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