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장기투자에서 성공하는 법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다. 10년간 시장이 멈춰서더라도 보유할 때 행복한 자산만 사라.”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한 말이다. 장기투자를 하라는 얘기다.

대가들의 투자 원칙은 실천하기 쉽지 않다. 이들은 투자에 대한 안목도 뛰어나지만 분석하는 데 엄청난 노력을 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러 변수가 자산 가격에 영향을 주면서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이 다반사다. 성공적 장기투자의 노하우가 필요한 이유다.워런 버핏이 장기투자를 강조한 이유는 첫째,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예측해 투자에 성공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자산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장기 가격 상승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장 자산은 그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 이유는 장기투자를 해야 평정심을 갖고 자신의 생업에 집중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장기투자를 할 수 있을까? 필자가 제시하는 장기투자 성공의 원칙은 ‘분산투자’다. 분산투자는 원래 투자 자산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적립식 투자처럼 시간을 분할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정의하고 싶다. 이 경우 기대 수익률은 낮아지겠지만 투자 실패 확률도 낮아질 것이다. 전문 투자자만큼 노력할 수 없다면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다.

분산투자의 정의를 투자 방식으로까지 넓히면 자산의 일부는 장기투자, 일부는 단기투자를 하는 식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통해 시장 흐름에서 지나치게 소외되지 않음으로써 소위 ‘멘붕’을 피하고 적절하게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장·단기 투자 비중이나 단기 매매 목표 등에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접 분산투자를 하기 부담스럽다면 타깃데이트펀드(TDF)처럼 자산운용사에서 제공하는 분산 포트폴리오 상품을 활용할 수도 있다.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2020~2021년과 같은 활황 장세가 아닌 이상 직접투자는 생각보다 성공하기 어렵다. 손실이 나서 본의 아니게 장기투자에 들어가는 상황은 간접투자보다 직접투자에서 더 많다. 직접 기업을 고르는 것보다는 산업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투자의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요즘은 펀드 선택의 폭이 생각보다 넓고, 경우에 따라 충분히 고수익을 낼 수 있다.

전문가라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다. 성공적 투자를 위해 전문가를 적절히 활용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