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매수"…진격의 '에코프로' LG까지 따라잡았다

개인 중심 매수세에서…기관·외국인 매수로 전환
시총 13조원 넘긴 에코프로…코스피로 치면 20위 수준
증권사에선 사실상 '매도' 의견…"주가 고평가"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본사.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의 자회사다./사진=에코프로비엠
꺾일 듯했던 에코프로의 주가가 다시 날아올랐다. 에코프로의 시가 총액은 LG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의 주가가 고평가돼있다며 투자에 주의할 것을 권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코프로의 주가는 8.42% 급등한 51만5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4일 4.9% 하락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종가 기준으로 봤을 때, 50만원 선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올들어 에코프로의 주가는 5배 올랐다. 2조5966억원이던 시가총액도 13조3267억원으로 불어났다. 유가증권 시장 기준으로 따지면 시총 2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LG그룹의 지주사 LG(13조2605억원)와 시총 규모가 비슷해졌다.

그간 에코프로의 주가는 개인이 끌어올렸다. 하지만 전날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됐다. 에코프로를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수한 건 지난 2월 3일 이후 2개 월만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 만에 에코프로 주식을 1138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 기관 매수세가 확인되자 개인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포털 종목토론방에선 "에코프로에서 쌍끌이 매수를 볼 줄은 몰랐다", "큰손들 들어온 데는 이유가 있겠죠, 매도 버튼 간신히 참고 있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증권가에선 에코프로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순자산가치(NAV)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매도 의견이 거의 없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홀드는 사실상 매도를 의미한다.

목표주가는 38만원을 제시했는데, 지난 4일 종가를 23.9% 밑도는 가격으로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사업자회사의 보유 지분 가치 대비 30~50%의 할인을 받는 것이 적정하다"며 "에코프로도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분할 후 70% 할인받아 평가됐지만, 지난달 이후 20%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을 자회사로 둔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다.

프리미엄을 받는 근거도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장정훈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비상장 자회사인 에코머티리얼즈·에코프로이노베이션의 제품 대부분은 에코프로비엠에 납품된다"며 " 비상장 계열사 매출의 대부분이 계열사 내에서 발생하고 있기에 가치를 새로 부여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짚었다.
한편 에코프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 지침이 공개되자 증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에코프로 그룹이 포항에 65만㎡의 생산 공장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양극판·음극판을 배터리 부품으로 규정하고 양극활 물질 등은 부품으로 포함하지 않는 내용이 담긴 IRA 세부 지침 규정안을 발표했다.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에서 추출한 광물도 한국 등 FTA 체결국에서 가공하면 FTA 체결국산으로 간주하기로 했으며 이 경우 세액공제 혜택의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