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 만에 꽃 활짝…요즘 유행 '플랜테리어' 8주 도전해보니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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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재배 구현 LG '틔운 미니' 써보니‘오늘은 얼마나 자랐을까.’
햇빛 대신 LED 조명…물 부족 땐 ‘알림’
관리 안 하면 시드는 건 똑같아
5일차 새싹, 30일차에 꽃봉오리
식물생활가전 시장 관심 쑥
매일 아침이 기다려졌다. LG전자가 만든 식물생활가전 ‘LG 틔운 미니’로 식물을 키운 지난 8주간 겪은 일상이다. 처음에는 인테리어 소품 용도로 거실에 들여놨다가 식물 키우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손쉬운 플랜테리어 도전
틔운 미니는 누구나 손쉽게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제품이다. 구성품은 간단하다. 가로 길이 480㎜, 높이 261㎜, 깊이 165㎜의 재배기와 씨앗키트, 영양제. 첫 재배 식물로는 마리골드를 골랐다.기기에 마리골드 씨앗키트를 장착하고 물을 넣어줬다. 물 위에 씨앗키트가 둥둥 떠 있는 구조다. 씨앗을 배양액 속에 담가 재배하는 수경재배 방식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기기 중앙에 물의 양을 가늠해 주는 부표가 있어서 적정량을 맞추기가 편했다.빛의 양을 조절하는 것도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스마트홈 서비스 앱 ‘LG 씽큐’에 제품을 등록한 뒤 추천하는 대로 14시간 조명을 설정했다. 기기 상단 손잡이에 있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 설정에 따라 켜졌다가 꺼지는 식이다.
초기에는 나흘에 한 번 물을 갈아줬다. 재배 5일 차에는 싹이 올라왔다. 1주일 뒤부터는 매주 영양제 A형·B형 한 포씩을 물에 넣어줬다. 물이 부족하거나 물탱크 청소가 필요할 때는 기기와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왔다. 18일 차쯤엔 식물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각 씨앗 구멍에서 가장 건강한 개체만 남기고 골라내는 ‘솎아내기’를 했다.
마침내 꽃봉오리가 피어오른 것은 30일 차다.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나더니 39일 차에 이르러 노란색 꽃이 모습을 드러냈다. 꽃은 2주간 그 자태를 뽐내다 서서히 시들었다. 다만 모든 꽃이 활짝 핀 것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맨 구석에 있던 꽃은 발육 속도가 더뎠다. 며칠 물을 주는 것을 깜빡했더니 일부 줄기가 말라붙기도 했다. 마냥 ‘알아서’ 잘 자라는 것은 아니었다.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예뻤다. 요즘 유행하는 ‘플랜테리어(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로 활용하기에 좋았다. 매일 모습이 달라지는, 특별한 인테리어를 갖춰놓은 느낌이 들었다. 제품 무게는 2.3㎏이어서 책상 위나 침대 협탁 등에 옮겨 감상하기도 했다.
○3년 새 시장 8.3배 성장
LG전자는 전자레인지만 한 크기의 기기에 흙과 햇빛 없이 물과 영양제로 식물을 키우는 수경재배 방식을 구현했다. 제품 상단에 식물 생장을 돕는 LED를 내장한 점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물 보충, 조명 조절 등 재배 환경 가이드라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LG전자는 식물생활가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엔 채송화와 오팔바질(허브), 딜(허브) 등 틔운 씨앗키트 3종을 새로 출시했다. 틔운으로 키울 수 있는 씨앗 종류가 기존 19종에서 22종으로 늘었다. 지난해 10월엔 제품 하단부 색상을 베이지·민트·레몬·피치로 다양화한 틔운 미니 신제품을 내놨다.회사 관계자는 “식물이 주는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교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제품을 더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명진흥회 지식재산평가센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 규모는 2020년 600억원 수준에서 올해 5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어느덧 틔운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번엔 ‘딜’을 키워볼 참이다. 직접 재배한 허브를 음식에 넣어 먹을 날을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