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편히 쉬세요"…정자교 사고 피해자 가게에 추모 꽃다발

"그 열정 잊지 않겠습니다.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 " 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인근의 한 미용실 앞에 추모 문구가 적힌 쪽지와 함께 꽃다발 여러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이곳은 지난 5일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로 숨진 30대 여성 A씨가 운영하던 미용실로, 사고 현장과 불과 50여m 떨어져 있다.

꽃다발들에는 "좋은 데 가세요" 등 A씨를 추모하는 글이 적힌 쪽지들이 함께 들어 있었다. 불 꺼진 미용실 내부는 흐트러진 것 하나 없이 잘 정돈돼 있었다.

주변 상인들은 숨진 A씨가 젊은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입을 모은다.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강내영 씨는 "우리 가게 옆이기도 해서 가끔 머리 다듬으려고 가곤 했는데 일도 열심히 하고 늘 친절하고 깨끗해서 좋았다"며 "우리 아이와 비슷한 나이인 젊은 분에게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나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하늘에서라도 못다 한 열정이 꽃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꽃다발 속 쪽지에는 "선생님이 해 주셨던 머리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좋은 (헤어디자이너) 분 만나 참 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겨 믿기지 않습니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무너진 정자교 앞에도 시민이 두고 간 꽃다발과 편지가 있었다.

'또래 이웃'이라고 밝힌 이 시민은 편지글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세상과 이별하게 된 고인께 삼가 명복을 빈다"며 "부디 이곳에서의 어떤 아픔도 기억하지 마시고 좋은 기억만 안고 가시길"이라고 했다.

A씨 유족에 따르면 A씨는 20년 경력의 헤어디자이너로, 3년 전 본인의 가게를 차리겠다는 꿈을 위해 정자동에 1인 미용실을 차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에도 A씨는 출근을 위해 정자교를 건너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인 정자교의 양쪽 보행로 중 한쪽 보행로가 무너져 이곳을 지나던 A씨가 숨지고, 30대 남성 1명이 다쳤다. 정자교는 분당신도시 조성과 함께 1993년 건설된 왕복 6차로의 총길이 108m, 폭 26m 교량으로, 도로 양측에 보행로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