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호 '특급 조커' 박은선 득점이 남긴 기록…'9년·최고령'

박은선, 7일 잠비아 평가전서 후반 추가시간 득점포
오는 7월 개막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한국 여자 대표팀의 '특급 조커' 박은선(36·서울시청)이 잠비아 평가전을 통해 '기록의 여인'으로 우뚝 섰다. 박은선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리나라 여자 대표팀과 잠비아의 평가전에 후반전부터 교체로 투입돼 4-2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마무리 골을 터트리며 5-2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3년 6월 8일 AFC 여자선수권대회 홍콩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박은선은 혼자 4골을 터트리는 무서운 결정력으로 화끈한 대표팀 데뷔전을 펼쳤다.

한국 여자 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박은선은 세월의 무게 속에 2015년 여자 월드컵 이후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아 잊히는 듯했다. 이런 가운데 콜린 벨 감독은 지난해 6월 캐나다와 원정 평가전에 박은선을 소집했고, 박은선은 무려 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는 기쁨을 맛봤다.

당시 35세 6개월이었던 박은선은 한국 여자 선수 중 필드 플레이어로서는 대표팀에 승선한 역대 최고령 선수가 됐다.

박은선은 작년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과 11월 뉴질랜드 친선전, 올해 2월 아널드 클라크컵 여자 4개국 친선대회까지 꾸준히 벨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180㎝의 장신과 뛰어난 피지컬이 장점인 박은선은 벨호의 특급 조커로 자리를 잡았다.

전날 잠비아전에서도 후반전 투입과 함께 최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잠비아 감독마저 박은선을 가장 눈에 띄는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았을 정도다.
박은선은 후반 추가시간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가 볼 처리를 놓고 머뭇거리는 사이 재빨리 볼을 밀어 넣어 득점포까지 작성하며 자신의 통산 A매치 득점을 18골(41경기) 작성했다. 그의 득점은 2014년 5월 아시안컵 준결승 호주전 이후 약 9년(8년 320일) 만이다.

박은선의 득점은 한국 축구의 기록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이번 골로 한국 남녀 선수들 통틀어 A매치에서 득점과 득점 사이의 공백 기간이 가장 긴 골을 터트린 선수로 기록됐다.

기존 기록은 염기훈(수원)의 7년 108일이다.

더불어 36세 103일인 박은선은 역대 여자 대표팀 최고령 득점 기록도 경신했다.

앞서 최고령 득점 기록은 잠비아전 멀티골을 작성한 조소현(토트넘)의 34세 287일이다. 한편, 남녀를 통틀어 한국 선수 역대 최고령 A매치 득점 기록은 고(故) 박용식 선생이 작성한 39세 274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