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음성도 이해하는 하이퍼클로바X...기업에 정보 유출 걱정 없는 A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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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인터뷰“네이버의 검색창이 인공지능(AI)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화창으로 바뀔 겁니다. 네이버 서비스는 물론 기업들이 정보 유출 걱정 없이 초거대 AI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7월을 목표로 차세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준비하고 있다”며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외부 기업이 손쉽게 초거대 AI를 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기술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 대표는 작년 9월부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를 맡고 있다.
기업에 '프라이빗 AI' 제공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의 자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8% 늘어난 1조1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2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배 가까이 뛰었다.네이버는 올해 초부터 클로바, 웨일, 파파고 등 네이버에 속한 AI 관련 B2B 비즈니스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에 편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인프라, 플랫폼, 솔루션 등 B2B 사업을 통합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AI가 연구개발(R&D) 차원을 넘어 서비스 단계로 가려면 막대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네이버클라우드가 AI 조직을 통합하게 된 것은 본격적으로 AI 서비스가 시작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하이퍼클로바X다. 네이버는 지난 2월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23’에서 오는 7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네이버는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선 처음으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내놨다. 네이버쇼핑, 클로바노트 등 자사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외부 기업에도 제공하고 있다. 뤼튼테크놀로지스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출시했다.김 대표는 “최근 오픈AI가 기존 모델을 개선한 GPT-4를 선보였다”며 “하이퍼클로바X는 GPT-4에 대응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대비 한국어 학습량이 6500배 많다. 텍스트만을 인식하는 하이퍼클로바와 달리 하이퍼클로바X는 이미지, 음성 등을 이해할 수 있는 ‘멀티 모달’ 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 검색을 비롯해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될 계획이다. 그는 “기술 개발 자체가 아니라 기술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게 목표”라며 “네이버 서비스 안에서 AI의 도움을 받아 여행 계획을 짜는 것부터 비행기 티켓과 식당 예약, 필요한 물건 구매까지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외부에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AI 도입을 원하는 기업과 기관에 맞춤형 서비스를 공급할 것”이라며 “기업의 내부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외부 유출 걱정 없이 AI의 기능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주권 넘어 AI 주권 필요"
그는 AI 도입이 사회 모든 영역에서 불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프트랜딩’이 아니라 ‘불시착’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란 얘기다. 김 대표는 “뭐가 달라지는지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인터넷, 모바일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AI 전환에 성공하면 살아남고 그렇지 않으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 대표는 ‘소버린 클라우드’를 넘어 ‘소버린 AI’의 필요성을 강변했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현지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각국 정부 규정을 지키는 클라우드다. ‘데이터 주권’이 아젠다로 떠오르면서 도입된 개념이다. 초거대 AI는 오픈AI, 구글 등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도 빠르게 기술을 높이고 있다. 한국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KT, LG 등이 초거대 AI를 만들었거나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AI는 엑셀 같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학습된 데이터에 따라 가치관, 윤리가 내재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아닌 제3의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우/이주현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