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EPL 100골 대기록 세운 날…양 팀 감독은 나란히 퇴장

데 제르비 감독 "상대가 무례"…스텔리니 대행 "아무 말도 안 했다"
손흥민(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호 골이 나온 경기에서 양 팀 사령탑이 신경전 끝에 퇴장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의 2022-2023 EPL 30라운드에서 두 팀이 1-1로 맞선 후반 14분 양 팀 감독은 레드카드를 받고 물러났다.

토트넘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대행과 브라이턴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경기 전부터 설전을 벌였는데, 경기를 치르며 조금씩 심화한 갈등은 후반 양 팀 코치진이 몰려들어 다투면서 극에 달했다.

벤치에서 소란이 일자 경기를 치르던 선수들도 다가와 코치진을 말렸다. 당시 중계 화면에는 스텔리니 감독 대행이 상황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듯 언쟁을 벌이는 코치진으로부터 한 발 떨어져 다른 곳을 응시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는데, 주심은 데 제르비 감독과 함께 그에게도 퇴장을 명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스텔리니 감독 대행이 브라이턴의 그레이엄 포터 전임 감독 시절을 언급한 게 데 제르비 감독의 화를 돋웠다고 추측하고 있다.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앞서 브라이턴에 대해 "그레이엄 포터 감독과 함께 오랫동안 함께 잘해왔다. 포터 감독 아래서 선수들은 본인들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데 제르비 감독도 이 스타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을 찾았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데 제르비 감독은 논쟁의 이유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나는 경기장 안팎의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데 익숙하다.

사람들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스텔리니 감독 대행이 무례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는 "그렇다.

이건 개인적인 상황이다.

나는 그에게 나쁜 말을 하지 않았고, 나의 의견과 생각만을 전달했다"고 답했다.

반면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가끔 우리 이탈리아인들이 말할 때 공격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공격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대 코치진에 대해선 말을 아낀 그는 "내가 감독 대행을 맡고 치른 두 번째 경기다.

나는 모든 감독을 존중하고 싶다.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은 경기장에 남겨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퇴장 장면에 대해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침착하려고 노력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 토트넘은 이날 브라이턴을 2-1로 꺾고 5위(승점 53)를 지켰다.

브라이턴은 7위(승점 46)다.

토트넘은 전반 10분 손흥민이 자신의 EPL 통산 100호 골을 터트려 앞서 나갔다. 전반 34분 브라이턴이 루이스 덩크의 동점 골로 균형을 맞췄으나, 토트넘은 후반 34분 해리 케인의 결승골로 승리를 따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