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강남 납치·살인' 이경우 "진심으로 사죄…가족께 죄송"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이경우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강남 납치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9일 오후 이경우(36)·황대한(36)·연지호(30) 등 3인조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경우는 이날 오후 2시께 경찰서를 나서면서 "이번 사건으로 고인이 되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말했다. 이어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고개 숙였다.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느냐', '주사기는 어디서 났느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들 3인조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 A씨(48)를 차량으로 납치해 이튿날 오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대전 대청댐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도 있다.

경찰은 이경우가 범행 계획을 세우고, 황대한과 연지호가 직접 실행했다고 봤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경우는 대학 동창인 황대한에게 과거 가상화폐 투자를 하면서 알게 된 A씨 납치살해를 제안했다. 황대한이 다시 연지호에게 범행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우는 검거된 후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A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최근 범행을 자백했다. 한편, 경찰은 코인 투자 과정에서 A씨에게 원한을 가진 재력가 유모·황모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전 남편 유씨를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구속하고 부인 황씨를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