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때 골프' 기자 고소한 김진태…"오후에 산불, 골프연습은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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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원도당 "고소 취하하고 도민에 사죄하라"김진태 강원지사(사진)가 강원도에 산불이 난 상황에서 골프 연습을 했다는 취지로 보도한 KBS 취재기자와 보도 책임자를 고소했다. 그는 해당 보도가 자신을 겨냥한 악의적 허위 보도라고 주장했다. 산불은 오후에 났지만 당일 오전에 골프 연습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춘천 강원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취재기자와 보도 책임자를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그는 “(지난달 31일 골프연습장을 방문했다는) MBC 보도 때는 무조건 사과했지만 악의적 허위 보도의 경우는 다르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산불 때도 골프를 쳤다는 골자의 KBS 보도에 대해 김 지사는 “골프장이 아니라 골프연습장에 (당일) 오전 7시 방문했고, 산불은 오후 4시38분 발생해 대략 9시간 차이가 난다”고 반박했다.
이어 “KBS는 최초 보도 이후 무려 7번이나 기사를 수정했는데 이미 첫 기사로 인해 심각하게 실추된 명예가 회복되느냐”고 반문한 뒤 “골프 연습은 아침에 했고 산불은 저녁에 났는데 (보도로 인해) 뒤섞여 아주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31일 강원 고성에서의 식목 행사 뒤 춘천에 도착해 골프연습장을 찾은 데 대해선 사과했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는 “진상을 알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든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김 지사는 고소를 취하하고 도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도당은 같은날 논평을 내고 “산불 특별대책 기간에 골프연습장에 가고 저녁 술자리를 한 (김 지사의) 부적절한 처신을 보도한 게 논란의 본질이자 핵심”이라며 “불편한 보도에 재갈을 물리는 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