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일잘러 되려면 AI 필수"…과기부 에이스·증권맨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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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인공지능 시험' AICE 열풍지난 7~8일 치러진 제2회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 정기시험 응시자는 다양했다. 증권·유통업체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시험에 응시했다. 공무원과 대학생, 고등학생 응시자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이 인공지능(AI)에 관심이 있지만 능력을 쌓거나 인증할 방법을 찾지 못했던 비전문가였다. 이들은 “AI 소양을 길러두면 어디에든 써먹을 데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 정부委와
과기정통부 공무원들까지 대거 응시
"데이터 가공·AI 모델링, 갈수록 중요"
공무원 응시 열기 활활
이번 AICE 베이식 시험에선 회귀·분류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AI 모델을 만드는 것까지만 다룬 1차 시험과 달리 머신러닝에 관한 영역이 추가됐다.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직전 시험보다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AICE사무국 측은 “현업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를 가공하도록 했다”며 “문제 풀이 과정에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설명했다.특히 이번 시험은 정부 부처의 열기가 뜨거웠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대통령 직속으로 창설된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 소속 공무원 6명이 자신의 AI 역량을 시험대에 올렸다. 준전문가용인 어소시에이트 시험을 치른 2명뿐 아니라 베이식 시험에 응시한 비전문가 4명도 이번 시험을 위해 한 달 넘게 AI 학습에 몰두했다.8일 AICE 베이식 시험을 치른 박지숙 디지털플랫폼 정부추진단 사무관은 “공무에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도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며 “AI의 업무 접목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서라도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정용 사무관은 “이번 베이식 시험에 합격하면 올 하반기 코딩을 활용한 어소시에이트 시험에도 도전할 것”이라며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직접 데이터를 가공하고 모델링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계에서 데이터 품질과 클라우드 데이터 용량의 중요성을 왜 그렇게 강조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선 인공지능기반정책과 소속 공무원 10명도 ‘선발대’를 자처하며 AICE에 도전했다. 강의와 평가가 맞물려 있는 AICE의 AI 교육 체계를 평가해 시험 응시 확산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전 국민의 AI 일상화’를 목표로 2027년 내 기업들의 AI 도입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이은규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과 사무관은 “AICE 교육 과정에서 학습한 정보들의 업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험 준비 과정이 업무에 도움이 된다면 시험 응시 대상을 다른 부서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교육 현장에서도 관심
AI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금융·유통업계에서도 AICE에 관심을 보였다. 키움증권,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은 이날 단체로 AICE 베이식 시험을 치렀다.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올 2~3분기에 응시하겠다며 600여 명의 응시 신청을 마무리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챗GPT 등 초거대 AI 시대에 대비하려면 AI가 무엇인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며 “AICE를 활용해 데이터 탐색, 전처리 등 AI 프로세스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대학가에서도 AI 역량을 쌓기 위해 AICE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고려대는 10일부터 AI 관련 소프트웨어 교육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들에게서 AICE 시험 응시자를 받을 예정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AICE 평가와 함께 제공되는 온라인동영상(VOD) 강의가 학생들의 AI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지은/이주현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