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일광'은 친일…文 '거북선'은 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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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기장군 일광면(일광읍)은 일제강점기에 만든 행정구역’ ‘일광은 영어로 선라이즈, 욱일기의 상징’.
야권 강성층 횟집 상호명 놓고
'일광=욱일기' 때아닌 친일몰이
文도 4년전 식당 이름으로 소동
"가짜뉴스로 정치적 논란 야기"
오형주 정치부 기자
야권 성향 유튜브 채널 더탐사는 지난 7일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해운대의 한 횟집에서 전국 시·도지사, 장관, 국회의원 등과 만찬을 한 것을 두고 ‘친일(親日)몰이’에 나선 것이다.이날 윤 대통령은 부산에서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현황을 점검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었다. 이후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환송하고, 시·도지사들과 인근 횟집으로 이동해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횟집 상호에 ‘일광’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을 문제 삼는 글들이 SNS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바빠서 제주 4·3 추념식은 가지 못해도 횟집에서 뒤풀이는 해야 하는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부산 행사의 본질은 부산엑스포 유치와 성공적 개최를 위해 초당적·범정부적으로 힘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만찬에는 김관영 전북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오영훈 제주지사 등 민주당 소속 단체장도 함께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일광은 조선시대 지명”이라며 “일광이 친일이면 현재 일광읍에 사는 사람이 다 친일파란 얘기인가”라고 친일 논란을 일축했다.
대통령의 ‘부산 횟집’ 방문을 둘러싼 소동은 문재인 대통령 시절인 2019년에도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그해 7월 24일 해운대에서 시·도지사 간담회를 마치고 인근 ‘거북선 횟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대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던 시점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늘 횟집은 부산에서 유명한 집이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그럼에도 보수진영 일각에선 “청와대가 ‘반일몰이’에 편승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자유한국당 대변인이던 민경욱 전 의원은 전날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점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대통령 맞느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강성 지지층과 일부 유튜버가 가짜뉴스를 양산·유포하는 행태는 이처럼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최근 유튜버를 언론중재 조정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한 점은 곱씹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