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무너진 한국야구, 그래도 희망은 보인다…관건은 육성과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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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2∼3년 차 문동주·강효종·김동주·장재영, 150㎞대 강속구 '싱싱'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가 3회 연속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당한 가장 큰 원인은 투수력의 심각한 저하였다. 대표팀은 호주와 일본전에서만 무려 21실점을 헌납하는 등 팀 평균자책점(ERA) 7.55를 기록, 20개 참가국 중 16위로 밀렸다.
한국보다 ERA가 나쁜 팀은 영국(7.74), 체코(7.94), 캐나다(8.71), 중국(15.11) 네 나라뿐이었다.
반면 일본이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강력한 마운드였다. 미국과의 결승전에 등판한 투수 7명이 모두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뿌린 일본은 팀 ERA 2.29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앞서 한국이 제1회 WBC에서 4강 진출, 2회 WBC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마운드였다.
1회 때는 팀 ERA 2.00으로 전체 1위, 2회 때는 ERA 3.00으로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한국야구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정체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 당시 주축 투수인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5·SSG 랜더스)이 아직도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이다.
물론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이라는 걸출한 투수가 등장했지만, 그는 고교 시절 저지른 '학폭'으로 인해 태극마크를 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불모지'처럼 보이는 KBO리그 마운드에도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참담했던 WBC가 끝나고 42번째 시즌을 시작한 KBO리그에서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각 팀 '영건'들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투수는 지난해 입단한 대형 신인 문동주(20·한화 이글스)다. 추신수(41·SSG 랜더스)가 WBC를 앞두고 왜 뽑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던 문동주는 올 시즌 첫 등판인 지난 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으며 1안타 무실점으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고 시속이 무려 159㎞에 이르렀고 낙차 큰 커브에는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헛돌았다.
같은 날 등판한 강효종(21·LG 트윈스)과 김동주(21·두산 베어스)도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됐다.
강효종과 선발 대결을 벌여 패한 장재영(21·키움)은 제구에 문제를 보이며 4회까지 볼넷 5개를 남발한 게 문제점으로 지적되긴 했지만, 최고 155㎞의 빠른 공만큼은 돋보였다.
여기에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는 않았지만, 한화의 고졸 신인 김서현(19)도 150㎞대의 강속구 투수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무적인 사실은 이들이 입단 3년 차 이하의 '영건'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1군 리그에서 통산 30이닝도 채우지 못해 아직 신인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할 것인가다.
2021년 신인왕이며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도 발탁된 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첫 해 투구 이닝이 94⅓이닝에 불과했다.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매고 있었지만, 당시 맷 윌리엄스 감독은 절대 무리시키지 않았다.
올해 2년 차인 문동주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난 삼성전에서 5회까지 투구 수가 불과 70개였지만 불펜 투수와 교체했다.
한화는 개막 후 3연패를 당한 시점이라 시즌 첫 승이 애탔지만, 수베로 감독은 어린 투수 보호를 우선시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1군에서 28⅔이닝을 던졌고 퓨처스리그에서도 13⅓이닝만 기록했다.
올해 1군 리그에서도 최대 투구이닝이 100이닝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BO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한 안우진은 KBO리그에서 두 차례 출장 금지 징계를 받기도 했지만, 입단 4년 차인 2021년에야 처음 100이닝을 넘겼다.
그리고 입단 5년째인 지난해 처음 풀타임을 소화하며 196이닝을 던졌고 KBO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반면 KBO 역사상 유일하게 신인왕과 최우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했던 류현진은 데뷔 시즌인 2006년 만 19세에 불과했지만 무려 201⅔이닝 동안 3천 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2007년에도 211이닝을 던지는 등 만 25세까지 7년간 1천269이닝을 던진 뒤에야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마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주축 투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기량을 갖추고도 두 차례나 큰 수술을 받는 등 수시로 부상자명단(IL)에 올라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
류현진이 이처럼 부상에 시달리는 것은 한화 시절 당한 혹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류현진과 안우진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10개 구단은 젊은 투수들을 어떻게 관리 육성해야 할지 분명한 해답이 나올 것이다.
/연합뉴스
한국보다 ERA가 나쁜 팀은 영국(7.74), 체코(7.94), 캐나다(8.71), 중국(15.11) 네 나라뿐이었다.
반면 일본이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강력한 마운드였다. 미국과의 결승전에 등판한 투수 7명이 모두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뿌린 일본은 팀 ERA 2.29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앞서 한국이 제1회 WBC에서 4강 진출, 2회 WBC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마운드였다.
1회 때는 팀 ERA 2.00으로 전체 1위, 2회 때는 ERA 3.00으로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한국야구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정체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 당시 주축 투수인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5·SSG 랜더스)이 아직도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이다.
물론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이라는 걸출한 투수가 등장했지만, 그는 고교 시절 저지른 '학폭'으로 인해 태극마크를 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불모지'처럼 보이는 KBO리그 마운드에도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참담했던 WBC가 끝나고 42번째 시즌을 시작한 KBO리그에서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각 팀 '영건'들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투수는 지난해 입단한 대형 신인 문동주(20·한화 이글스)다. 추신수(41·SSG 랜더스)가 WBC를 앞두고 왜 뽑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던 문동주는 올 시즌 첫 등판인 지난 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으며 1안타 무실점으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고 시속이 무려 159㎞에 이르렀고 낙차 큰 커브에는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헛돌았다.
같은 날 등판한 강효종(21·LG 트윈스)과 김동주(21·두산 베어스)도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됐다.
강효종과 선발 대결을 벌여 패한 장재영(21·키움)은 제구에 문제를 보이며 4회까지 볼넷 5개를 남발한 게 문제점으로 지적되긴 했지만, 최고 155㎞의 빠른 공만큼은 돋보였다.
여기에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는 않았지만, 한화의 고졸 신인 김서현(19)도 150㎞대의 강속구 투수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무적인 사실은 이들이 입단 3년 차 이하의 '영건'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1군 리그에서 통산 30이닝도 채우지 못해 아직 신인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할 것인가다.
2021년 신인왕이며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도 발탁된 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첫 해 투구 이닝이 94⅓이닝에 불과했다.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매고 있었지만, 당시 맷 윌리엄스 감독은 절대 무리시키지 않았다.
올해 2년 차인 문동주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난 삼성전에서 5회까지 투구 수가 불과 70개였지만 불펜 투수와 교체했다.
한화는 개막 후 3연패를 당한 시점이라 시즌 첫 승이 애탔지만, 수베로 감독은 어린 투수 보호를 우선시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1군에서 28⅔이닝을 던졌고 퓨처스리그에서도 13⅓이닝만 기록했다.
올해 1군 리그에서도 최대 투구이닝이 100이닝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BO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한 안우진은 KBO리그에서 두 차례 출장 금지 징계를 받기도 했지만, 입단 4년 차인 2021년에야 처음 100이닝을 넘겼다.
그리고 입단 5년째인 지난해 처음 풀타임을 소화하며 196이닝을 던졌고 KBO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반면 KBO 역사상 유일하게 신인왕과 최우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했던 류현진은 데뷔 시즌인 2006년 만 19세에 불과했지만 무려 201⅔이닝 동안 3천 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2007년에도 211이닝을 던지는 등 만 25세까지 7년간 1천269이닝을 던진 뒤에야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마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주축 투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미국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기량을 갖추고도 두 차례나 큰 수술을 받는 등 수시로 부상자명단(IL)에 올라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
류현진이 이처럼 부상에 시달리는 것은 한화 시절 당한 혹사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류현진과 안우진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10개 구단은 젊은 투수들을 어떻게 관리 육성해야 할지 분명한 해답이 나올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