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R기기 출시 임박…주춤한 '가상현실 산업'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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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 못 미친 AR·VR올해 애플의 첫 가상현실(VR) 기기 출시를 앞두고 애플이 글로벌 VR 산업을 살릴지 정보기술(IT)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스타트업 중심으로 VR 산업이 성장했다. 해당 스타트업들도 애플 등 관련 빅테크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디즈니·MS 관련 사업 축소
애플 '혼합현실 헤드셋'만 바라봐
한국선 스타트업들 활약
어메이즈VR·올림플래닛
스페이셜·딥브레인AI 등
소프트웨어·콘텐츠에 역량 집중
○애플, VR 산업 살릴까
애플은 오는 6월 자사 행사인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공개할 전망이다. 헤드셋 사용을 돕는 소프트웨어 개발 툴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100여 명의 애플 경영진이 모여 새로운 기기 시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IT업계는 애플의 MR 기기 출시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동안 애플이 새로운 기기를 내놓을 때마다 관련 산업이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MP3플레이어(아이팟), 스마트폰(아이폰), 태블릿PC(아이패드)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워치의 경우에는 다른 회사보다 출시 시기는 늦었지만 애플워치가 나오면서 관련 시장이 커졌다. 애플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의 흥행으로 스마트폰에서 유선 이어폰을 연결하는 3.5㎜ 단자가 없어지기도 했다.
앞서 코로나19 여파로 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은 2021년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기도 했다.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VR 사업 인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감염자가 감소하면서 글로벌 테크 기업은 관련 사업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디즈니는 지난해 만든 메타버스 사업부를 최근 폐쇄했다. 메타는 지난해 메타버스 관련 부서를 대폭 축소했다. MS도 2017년 인수한 메타버스 플랫폼 알트스페이스의 VR 서비스를 최근 종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AR·VR 헤드셋 출하량은 1년 전보다 20.9% 감소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성장세가 주춤한 VR 업계는 올해 애플이 출시할 VR 기기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스타트업이 견인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이 VR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헤드셋 등 하드웨어보다는 관련 소프트웨어나 콘텐츠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3D(입체영상) 가상공간 플랫폼, 디지털 휴먼 등 다양하다.VR 전문 스타트업 어메이즈VR은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음악 콘퍼런스 ‘2023 SXSW’에 ‘에스파 VR 콘서트 at 광야(aespa VR Concert at KWANGYA)’를 공개했다. ‘에스파 VR 콘서트 at 광야’는 어메이즈VR과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스튜디오 광야가 설립한 조인트벤처 ‘스튜디오A’에서 제작한 VR 콘서트다.
스튜디오A는 어메이즈VR의 VR 콘서트 제작 도구를 활용해 K팝 아티스트를 위한 몰입형 VR 콘서트를 제작하고 있다. ‘에스파 VR 콘서트 at 광야’는 걸그룹 에스파를 8K 해상도로 촬영해 선명한 화질로 VR 콘텐츠를 제공한다. 어메이즈VR은 오는 6월 VR 앱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승준 어메이즈VR 대표는 “조만간 어메이즈VR의 음악 메타버스 앱에서 팬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바로 눈앞에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3D 가상공간 전문업체 올림플래닛은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단지를 3D로 경험할 수 있는 가상공간 콘텐츠를 선보였다. 올림플래닛은 자사의 가상공간 플랫폼 ‘엘리펙스’로 경산4일반산업단지 가상공간을 구현했다. 엘리펙스는 가상공간 구축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SaaS) 서비스다. 드론을 활용해 제작한 경산4일반산업단지 가상공간은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현장 파악이 용이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산업시설용지, 공공지원시설용지, 물류지원시설용지, 단독주택용지, 공동주택용지, 주차장용지, 주유소용지 등 용지별 실시간 분양 현황 정보도 제공한다. 양용석 올림플래닛 상무는 “산업단지를 찾는 기업이 꼭 알고자 하는 모든 정보를 보다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기획했고 용지 및 환경을 실감 나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올림플래닛은 각종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박람회, 미술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3D 가상공간을 구현하고 있다.
○게임·디지털 휴먼 등 활용
메타버스 플랫폼업체 스페이셜은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행사 ‘GDC 2023’에서 ‘제로 인프라’ 크리에이터 툴키트를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커스텀 아바타, 커스텀 이모티콘, 코딩 없는 인터랙션 등의 VR 콘텐츠 제작을 돕는다. 개발 기간과 비용이 줄고 크리에이터의 자유도가 높아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진하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제로 인프라 툴키트는 크리에이터와 게임 개발자 사이 경계를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AI 스타트업 딥브레인AI는 3D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을 만들 수 있는 기업 간 거래(B2B) 기술을 지난달 공개했다. 실시간 대화와 감정 표현·동작이 가능한 콘텐츠다. 보통 정면을 응시하는 상태의 기존 실사형 AI 휴먼과 달리 3D 렌더링을 기반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옷, 머리 스타일, 언어, 말투 등을 설정할 수 있다.캐릭터 얼굴과 몸자세 등의 조절 기능도 있어 의자에 앉는 등 실제 모습을 적용한 입체적인 연출도 가능하다고 딥브레인AI는 설명했다. 현재 버추월 휴먼은 동양 남성 모델, 백인 남성 모델, 백인 여성 모델, 흑인 여성 모델 총 네 가지 캐릭터로 구성됐다. 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와 AI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한 혁신적인 AI 휴먼 서비스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