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골드바→현금…4억대 보이스피싱 수익 세탁해 해외송금

경찰, 일당 12명 검거…고교생 2명도 수거책으로 가담
서울 강북경찰서는 저금리 대환 대출을 미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뒤 골드바로 수익금을 세탁해 해외로 빼돌린 혐의(사기)로 총책 A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하고 9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조직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해외 콜센터와 연계해 무작위로 저금리 대환 대출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신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어플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휴대전화를 이른바 '좀비폰'으로 만들어 개인정보를 빼내고 통화 내용을 도청했다.

피해자가 금융감독원 등에 이를 신고하자 금융기관을 사칭해 되레 송금을 유도해 거액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수는 9명, 피해 금액은 총 4억원에 달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이렇게 챙긴 수익으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있는 한국금거래소에서 골드바를 매입한 뒤 다시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돈세탁해 해외로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이달 초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추적·잠복 수사해 30대 국내 환전 총책과 중간관리책을 특정·검거했고 이를 토대로 일당을 모두 붙잡았다. 골드바를 현금으로 환전해 수거한 조직원 중에는 고등학교 1∼2학년 청소년도 있었다.

지인 소개로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위챗 등 SNS로 범행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공공기관은 전화나 문자로 자금 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무작위로 배포되는 대출·투자 안내 메시지에 현혹되지 말고 금융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URL(인터넷 주소 링크)은 절대 누르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