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연 대표, 국내 유일 서버제조社 KTNF…"기술 경쟁력, HP·델 못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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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대기업·공공기관 공급“가격 경쟁력만 앞세운 중국산과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美·日 등 해외 ODM 진출 노려
국내 유일한 서버 제조기업 KTNF의 이중연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서버 국산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국산을 표방하는 대부분 하드업체는 외국산 제품을 단순 조립한 뒤 판매한다. KTNF는 서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 공공기관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 등에 공급한다.이 대표는 2001년 KTNF를 창업했다. 대학생 때부터 직접 컴퓨터를 만들던 그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두루 거친 뒤 서버를 제작해보겠다고 나섰다.
그가 창업하기 전까지 한국은 서버 불모지였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 서버사업부 문을 두드려 받은 인쇄물로 끊임없이 연구했다. 이후 인텔, AMD 등과 관계를 맺으면서 기술을 배웠다.
2016년 KTNF는 서울 마곡단지에 사옥을 짓고 둥지를 틀었다. 스마트팩토리로 구축된 이 사옥은 보안을 위해 폐쇄망을 쓴다. 클린룸 안에서 조립하는 등 제품 불량률 최소화에 집중한다. 매년 꾸준히 성장한 KTNF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270억원을 기록했다.보안 서버도 직접 만드는 만큼 이 대표는 사이버 보안 문제를 엄중히 보고 있다. 네트워크망으로 연결된 만큼 CCTV에 악성 바이러스가 침투해 데이터를 쉽게 훔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정부의 중요한 데이터를 미국 일본 중국에 맡겨놓고 훔쳐 가지 말라고 하면 고양이 앞에 생선을 두고 먹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그런 면에서 국산화가 중요하고, KTNF가 국가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도 주요 사업 영역인 만큼 이 분야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겠다는 각오다. 인벤텍, 팍스콘 등 대만 중소기업은 ODM 방식으로 일본 히타치, NEC 같은 대기업의 서버를 주문 제작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꾸준히 ODM 사업을 해오며 기술력을 갖춘 만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타깃으로 ODM 사업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중국산보다는 비싸겠지만 HP, 델보다는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