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새 성장엔진, 관광벤처기업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약 2년 전 드라마 ‘스타트업’이 젊은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당시 주인공은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을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한 스타트업 대표였다.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았지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ICT 기술의 획기적 발전은 다양한 산업과 비즈니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다. 관광산업도 이런 기술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한편 이런 기술혁신을 통해 성장한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들이 세계 여행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늘고 있어, 상대적으로 영세한 국내 여행업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적 흐름 속에 혁신적인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매력있는 콘텐츠를 융합한 스타트업이 국내 OTA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통해 관광산업 영토 확장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2011년부터 시작한 관광벤처사업을 통해 선발하고 육성한 관광벤처기업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관광벤처기업 발굴 육성 사업 초기에 관광 부문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글로벌 진출에 성공해 해외 기관과 투자자에게 많은 관심과 협업 제안을 받는 기업들을 보면 이들 중 가까운 미래에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가능성과 잠재력이 충분한 기업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돌이켜보면 팬데믹이 지속된 지난 3년간의 큰 어려움 속에서도 혁신 기술 기반의 관광벤처기업은 기업가정신과 불굴의 의지로 생존하며 역량을 키워 왔다. 공사는 특히 글로벌 진출 경쟁력을 갖춘 우수 관광테크기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작년 8월 말 싱가포르 관광기업지원센터를 최초로 개소했다. 관광테크기업은 공사 지원으로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공사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동 일본 등 해외 비즈니스를 확대,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일본 도쿄에 관광기업지원센터를 열 예정이다.

매력적인 K컬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잠재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글로벌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는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고, 새로운 기술로 경쟁력을 갖춘 관광벤처기업과 전통 관광기업의 적극적인 협업과 시너지도 필요하다.

관광산업은 국가 경제의 신성장동력이다. 앞으로 한국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 혁신적인 관광벤처기업의 맹활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