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폭격훈련 영상으로 무력과시…"가족 재앙 초래할 것"(종합)

대만을 포위하는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선 중국이 전략 폭격기를 이용해 대만을 공격하는 훈련 영상을 공개하며 무력을 과시했다.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10일 오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H-6 폭격기로 추정되는 군용기가 대만 상공에서 훈련하는 36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대만 상공의 목소리'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현재시간 4월 9일 오전 7시 10분, 타격 임무 수행 중'이라는 조종사의 목소리를 토대로 전날 오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종사는 영상에서 "나는 이미 대만 섬 북부지역 상공에 도착했다"며 "비행 상태는 정상이고 미사일 상태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을 발견해 폭격 시뮬레이션을 시작하겠다고 관제탑에 알린 뒤 '발사'라는 외침과 함께 미사일을 발사하는 듯 엄지손가락으로 발사 버튼을 누르는 자세를 취했다. 이 영상은 중국이 전략 폭격기 등을 이용해 언제든 대만의 주요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부전구는 이날 또 다른 영상을 통해 중국에서 쓰는 간체자가 아닌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자로 작성한 칠언절구 형태의 시를 공개하며 대만을 압박하기도 했다.

동부전구는 시에서 호랑이에게 제 가죽을 달라고 한다는 의미의 '여호모피'(與虎謀皮)와 함께 호랑이에게 잡아 먹힌 사람은 죽어서 '창귀'가 돼 호랑이가 먹이를 구하러 갈 때 길잡이 노릇을 한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의 앞잡이가 돼 나쁜 짓을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위호작창'(爲虎作창<人변에 長몸>)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또 '호가호위'(狐假虎威)와 '이육위호'(以肉喂虎) 등도 언급하며 "여우가 호랑이의 권세를 빌려 남을 위협하는 것은 막다른 골목을 찾는 것이고, 호랑이에게 고기를 먹여 키우는 것은 가족의 재앙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미국 권력 서열 3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5일 미 본토 회동에 반발하며 8∼10일 사흘간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고강도 무력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중앙TV(CCTV)는 9일 동부전구가 군용기와 군함, 장사정포와 미사일 등을 이용해 핵심 목표물에 대한 모의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