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公, 몽골탄광 판다…공기업 '광산 구조조정' 속도

해외자산 매각하고 "니켈·구리 확보" 사업재편

광해광업공단·한전 자회사도
호주·印尼 유연탄 광산 팔기로

2차전지 생산에 쓰이는 광물엔
추가로 자금 투입 "전략물자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석탄공사 등 공기업이 잇따라 해외 석탄(유연탄) 광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글로벌 ‘친환경’ 흐름과 동떨어진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팔 경우 ‘헐값 매각’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연탄 광산 대부분 매각”

석탄공사는 10일 몽골 서북부에 있는 ‘홋고르샤나가’ 유연탄 광산 매각을 위한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광산에는 제철용탄 3억8000만t, 발전용탄 1억6000만t 등 5억4000만t의 석탄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탄공사는 2010년 이 탄광 지분 51%를 약 100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추가 투자를 포함해 총 280억원을 투입했다.

석탄공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하다. 게다가 이 광산에서 나오는 석탄을 인근 중국에 판매하기 위해선 자체 수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여기엔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된다. 국내 반입 또한 물류비 부담이 커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중국 우루무치 등에 석탄을 팔겠다는 몽골 기업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이 광산의 매각 가격은 약 400억원이다.

광해광업공단도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지분 82.3%)과 나라브리 유연탄 광산(2.5%)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국전력은 5개 발전자회사가 4%씩 지분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바얀 유연탄 광산 매각에 나섰다. 이들이 보유한 20%의 지분 가치는 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정부 관계자는 “친환경 흐름에 맞지 않는 유연탄 광산 매각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며 “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대부분의 유연탄 광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켈·구리광산은 계속 보유

공기업들이 해외 광산을 모두 처분하는 건 아니다. 니켈, 구리 등 미래 가치가 높은 광물은 추가 투자를 통해 전략물자화를 꾀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이 보유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과 파나마 코브레파나마 구리 광산이 대표적이다. 니켈은 대표적인 2차전지 원재료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서고 있는 광물이다. 최근 흑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진 암바토비 광산은 산업통상자원부 해외자산관리위원회에서 매각 대신 ‘보유’를 결정했다.

파나마 구리 광산도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약 3500억원이 추가 투자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리는 2차전지 소재인 동박 등에 꼭 필요한 광물이다. 미국·캐나다와 공동 투자한 코브레파나마 광산에선 연간 1000억원가량의 흑자가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나마와 인접한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은 중복 투자 우려 등에 따라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 확보 전쟁이 벌어지면서 민관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이 해외 광산에 직접 투자할 때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 정부와 대화하는 업무를 공기업이 맡고 있는 것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해외 자원 보유국은 민간 기업보다는 정부 쪽과 이야기하려는 경향이 있어 민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한신/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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