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조 늘어난 '햇살론뱅크'…5대銀 취급액은 200억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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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필요한 서민, 사금융 몰려저신용 서민의 대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상품 ‘햇살론’의 취급액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중은행의 참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의 햇살론 수요가 커지자 정책금융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 "회수 가능성 낮아 불가피"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햇살론뱅크’와 ‘근로자햇살론’ 등 상품을 중심으로 햇살론 대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햇살론뱅크는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한 저신용·저소득 서민이 대출을 성실하게 상환해 신용도를 개선하면 은행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은행권의 햇살론뱅크 신규 취급액은 작년 1조2361억원으로 전년(606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었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대출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작년 햇살론뱅크 신규 취급액은 약 200억원에 그쳤다.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이 48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상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전북은행(1조1687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품 특성상 저신용 신청자가 많아 대출 회수 가능성이 다른 대출보다 낮다”며 “은행이 대출 재원의 10%를 보증하는 만큼 자금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어 취급액을 크게 늘리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저신용 근로소득자가 이용할 수 있는 근로자햇살론 대출 잔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근로자햇살론은 신용등급과 소득이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2금융권 대출상품이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근로자햇살론 누적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327억원으로 7월 말에 비해 1390억원 증가했다. 연간 신규 대출액은 작년 1조2080억원으로 전년(1조2750억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2018년(1조836억원)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연체액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대출 부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년 말 기준 근로자햇살론, 햇살론유스, 햇살론뱅크 등 햇살론 상품의 대위 변제액은 3651억원으로 전년보다 119억원 많아졌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