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실적은 부진하지만 자회사 IRA 수혜 기대…목표가↑"-메리츠

목표가 25만→29만원
메리츠증권은 11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내 생산세액공제(AMPC)에 자회사 사업가치가 부각됐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이 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98.3% 감소할 것이란 추정이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시장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SK온이 매출액 3조1000억원, 영업적자 4315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이와 관련해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유럽 신규 공장 운용 비용, 지난 2월 포드 F-150 배터리 품질이슈 발생·가동중단 비용, 임직원 상여금 반영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 부진이 전망되지만, IRA 관련 자회사인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IRA 세부수칙을 살펴보면 △부품은 셀·모듈, 분리막, 전해질 등의 미국 내 제조·조립의 의무조항 △핵심광물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가공 조항으로 구성됐는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SK온)과 분리막(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업을 자회사로 보유 중이다.

노 연구원은 "SK온은 단독 설비, 포드 합작법인(JV), 작년 말 JV 업무협약을 체결한 현대차 프로젝트를 고려하면 미국 내 17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생산 규모를 영위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한 연간 AMPC 혜택은 2023년 4201억원, 2024년 6429억원, 2025년 3조3000억원을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원단에서 코팅의 분리막 생산 수직계열화를 구축, 유럽 기지는 유휴 생산능력을 갖춰 분리막의 탈중국 정책에 대응 가능하다"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미국 투자까지 염두하고 있어 외부 고객사(셀·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향 신규 수주 또한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 자회사 가치(SK온 33조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11조원)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