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B산업 육성…대구 수성알파시티에 디지털 혁신기지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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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과기부와 지난해 8월홍준표 대구시장이 민선 8기 대구의 미래 신산업으로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키로 하면서 지방 최대 소프트웨어 집적지인 대구가 국가 디지털 혁신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 비전 선포식
전국 ABB기업, 대구로 속속 이전
국가 디지털 혁신단지 조성 위해
1.4조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계획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경북대, 영진전문대를 포함해 우수한 IT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들이 많지만 정작 우수 인재들이 취업할 기업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수도권을 택하고 있다. 다행히 대구·경북 기업에 취업한 인재들도 2~3년 경력이 쌓이면 더 좋은 대우와 조건을 찾아 떠나면서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애를 먹고 있다.홍 시장은 이 같은 악순환을 끊고 대구를 인재와 기업, 국가기관, 대학이 모이는 디지털 혁신 거점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전면적인 ABB산업 육성에 나섰다. 대구시는 지난해 8월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혁신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미래 디지털 데이터 산업 거점 도시 조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대구시는 우선 국가 디지털 혁신단지 조성을 목표로 9월께 1조 4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을 신청할 계획이다. 시는 대구 수성알파시티(98만㎡)내 의료시설용지 5만6091㎡도 지식기반산업 시설 용지로 변경했다. 비전 선포식 이후 몰려드는 기업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다. 대영솔루션(드론 활용 빅데이터 분석), 소셜인프라테크(블록체인 메인넷), 플레타이엑스(블록체인), 허드슨AI(AI기반 영상번역,더빙)가 본사를 대전, 제주, 서울서 각각 대구로 이전했다. 모라이(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플랫폼), 레몬헬스케어(환자용 병원 앱)는 대구지사와 대구연구소를 신설했다.
김동혁 대구시 디지털혁신전략과장은 “강도 높은 재정혁신 속에서도 자생적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시 자체 사업예산을 지난해 239억원에서 올해 534억원으로 늘릴 정도로 산업육성 의지를 보였다”며 “국가 예비 타당성 조사 사업들이 확정되면 더 많은 기업이 대구로 이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기존 ABB 기업 가운데서도 의미 있는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다. 2019년 이민호 경북대 교수와 이수영 KAIST 교수가 대구에서 창업한 에이엘아이는 요즘 챗GPT와 관련 가장 ‘핫’한 기업으로 떠올랐다. 챗GPT가 기업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지만 외부로의 정보 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보급하고 있어서다. 이 교수 제자로 이 회사에 취업한 최용화 연구개발팀장은 “윤리 문제나 개인정보, 민감한 회사 정보 유출을 필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며 “10여개 기업과 솔루션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대구시가 ABB 산업을 육성하고 인프라와 정책사업이 많아지면 개발한 신기술을 적용할 기회가 많아지게 돼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팀장은 “KAIST와 경북대의 인공지능학과 졸업생들이 우리 회사에 많이 취업해 있다”며 “같은 조건이라면 집이 있는 고향에서 일하는 게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판교의 약점인 문화예술 기반도 강화해 타운형 디지털 거점 단지로 조성하는 차별화 전략도 실행 중이다.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수성알파시티 일대 산업 문화 행사 주간(Week) 같은 행사를 개최하고 수성알파시티 전문가 포럼, 취향 커뮤니티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창조적인 인재와 문화가 함께하는 명품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