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총아 '센서 반도체 파운드리' 생태계 만드는 DGIST

차세대반도체 10년 연구 DGIST
대구시와 '기업 전용 팹' 추진

창의적 아이디어 가진 기업이
마음대로 연구·생산하게 지원
김칠민 DGIST 부총장(왼쪽 세 번째부터), 김종한 대구시 부시장, 홍석준 국회의원, 국양 DGIST 총장, 남석우 삼성전자 제조 담당 사장, 이인선 국회의원,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상생연구담당 사장 등이 지난달 27일 대구과학기술원에서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협약식을 가졌다. /DGIST 제공
DGIST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로 떠오른 센서 반도체 연구 파운드리 생태계 조성에 나서면서 업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센서 반도체를 포함한 비메모리 반도체는 한국에서는 그동안 미답의 영역이었지만 전기 전자제어는 물론 모빌리티, 화학, 바이오, 환경 등 모든 영역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부품이 되고 있다.

국양 총장은 “센서없이는 데이터 경제 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는 반도체 공정으로 생산하는 센서의 비중이 10%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70% 이상으로 늘어나 반도체에서 주목받는 분야가 됐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센서 시장은 2030년에는 1000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DGIST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 생산 공장(메모리, 파운드리) 분야는 세계 1·2위이지만, 반도체 설계 분야인 ‘팹리스(Fabless)’는 약 1%의 점유율만 가지고 있다. 대만의 TSMC는 ‘위탁 생산’이라는 개념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서 설계와 생산을 분리했다. 생산 비용 부담이 줄어든 기업들이 반도체 설계에만 집중해 ‘팹리스’ 기업이 대만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다.대구시와 DGIST가 손잡고 센서와 비메모리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해 대구시장에 취임하면서 5대 미래산업에 센서 반도체를 포함한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포함시켰다. DGIST가 비메모리 센서 반도체 분야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0년간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소장 이명재)를 운영하면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은 물론 기업의 기술을 상용화한 축적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DGIST R&D 팹’에는 클린룸, 미진동제어특수장비운영실 등 58대의 반도체 공용장비를 포함, 총 700억원대, 100여대의 첨단장비가 갖춰져 있다. 재료분석, 설계, 반도체 소자 제작, 실증까지 한 곳에서 할 수 있다. 국내 대학 연구용 팹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2021년 산학연 111개 기관이 2만4634건의 장비를 활용해 장비 사용료 수입만 20억원에 달한다.

대구시와 DGIST는 지난해 초 센서 연구소인 센소리움 연구소를 개원했다. 대구시와 DGIST가 사업비 300억원을 확보해 기존 R&D 팹에 이어 내년까지 기업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팹인 D-FAB을 구축할 계획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이 D-팹의 공정 전문가와 협력하며 센서 상용화는 물론 미래 스마트센서 기술도 개발해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이명재 차세대반도체융합연구소장은 “센서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를 활용해 디바이스를 만들 잠재력 있는 기업이 많지만 복잡한 공정에 수십억원대 공정장비를 중소기업이 갖추기는 어렵다”며 “대구시와 DGIST가 첨단 장비를 갖춘 기업 전용 팹을 만들어 기업이 마음대로 연구하고 생산할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DGIST는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반도체 계약학과 운영을 위한 협약식도 가졌다. 융합 교육을 통한 반도체 공정, 회로, 시스템 등의 전문지식을 갖춘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 소장은 “국가 나노 인프라 권역 허브로서 개방형 연구 인프라 및 개방형 서비스 제공, 나노 전문가 양성을 통해 센서·전력반도체 등 비메모리 신산업 창출과 산업생태계 형성, 국가 주요 이슈인 소·부·장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