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음료' 제조 일당 구속영장 발부…"증거인멸 우려"

마약음료 만들어 버스·퀵서비스로 서울 보내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마약을 했다"며 협박
사진=뉴스1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를 제조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길모씨(25)에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지난 10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길씨는 강원 원주시 자택에서 마약음료 100병을 제조해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로 서울에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보낸 혐의로 7일 체포됐다. 그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가져다 놓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입수한 뒤, 필로폰을 우유와 섞어 마약음료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음료를 마신 학생의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한 김모씨(39)에게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협박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중국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변작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다.

이들 일당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와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집중력과 기억력 강화에 좋다”며 필로폰 등 마약 성분이 섞인 음료를 학생들에게 건네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설문 조사 명목으로 학생들로부터 부모의 전화번호를 받은 뒤,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자녀가 마약음료를 마신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7명으로 이 중 1명은 1억원을 달라고 요구받았다.경찰은 이번 범죄를 신종 피싱으로 보고 길씨와 김씨 주변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기관들은 길씨와 김씨의 총책인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국에 거점을 두고 활동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