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탈무드는 알지만 유대인 나라 이스라엘은 모른다 [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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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한국 가정의 책장에는 유대인의 지혜를 담은 탈무드 관련 책이 한 권 정도는 꽂혀있다. 한국인들은 유대인의 성공비결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정작 그들의 나라인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적다. 1948년에 건국된 젊은 국가이면서도 수 천 년 된 오랜 율법을 가진 특별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최용환 지음
세종|388쪽 2만원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이스라엘>은 최용환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전하는 이스라엘의 현재 모습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30여 년간 공직에서 근무하고 2018년부터 1년 반 넘게 주이스라엘 특명전권대사를 지냈다. 시오니즘과 분쟁, 디아스포라와 이민, 유대 정체성, 군대, 창업 정신, 미국과의 동맹, 오랜 율법 등 7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현재 이스라엘을 조망한다. 저자는 이스라엘을 떠받치는 두 개의 큰 기둥을 ‘유대 국가’와 ‘민주국가’라고 전한다. 유대교의 정체성과 민주주의라는 가치 중에 어떤 것을 더 강조할지가 항상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 이스라엘은 다양한 국가에서 이주해온 유대인이 대다수지만 인구의 4분의 1은 아랍인 등 비유대계다. 양측의 갈등과 반목은 수시로 정치적 충돌을 불러오기도 한다.
저자는 같은 유대계 국민 사이에서도 엄격한 율법적 삶을 강조하는 초정통파 ‘하레딤’과 가장 세속적인 ‘세큘라’의 간극은 유대계와 아랍계 국민 사이만큼 멀다고 강조한다. 생활보조금, 병역 특례, 안식일 준수 등 사회 이슈를 놓고 서로 반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스라엘 국민은 남녀 모두 병역의무를 갖지만, 아랍계 국민과 종교학교에서 공부하는 하레딤 학생들은 예외다. 아랍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안보 현실을 고려할 때 아랍계 국민에 대한 병역면제는 큰 문제 없이 받아들여지지만 하레딤에 대한 특혜는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하기까지 했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이 번창한 창업 국가로도 유명하다. 한때 유대인의 창업 정신을 지칭하는 ‘후츠파’를 배우는 게 유행하기도 했다. 후츠파는 원래 뻔뻔하고 독선적이라고 비난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주변의 비난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용기 내어 도전하며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 태도가 창업 성공비결이라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