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 2년 9개월 만에 좌투수 상대 홈런 "내게 큰 의미"

탬파베이 시절 플래툰 시스템으로 타격 기회 놓쳐
"좌투수 상대할 기회 많이 얻으면 편안하게 칠 수 있을 것"
이적 후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린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 아치를 그렸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최지만은 1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를 마친 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 등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오늘 홈런은 내가 큰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 좌완 투수를 상대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홈런을 쳐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좌완 투수를 만날 때 불편한 느낌을 받진 않는다"며 "많은 기회가 온다면 좀 더 편안하게 타격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최지만은 0-4로 뒤진 2회말 1사에서 상대 팀 왼손 투수 프람베르 발데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직구를 공략해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 겨울 피츠버그로 이적한 뒤 터뜨린 첫 홈런이다.
이날 홈런은 특별했다. 좌타자 최지만은 전 소속 팀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케빈 캐시 감독의 극단적인 플래툰(상대 투수에 따라 타자를 기용하는 전략) 탓에 좌투수를 상대로 많은 타석을 소화하지 못했다.

2022시즌 우투수를 상대로 362타석에 나섰지만, 좌투수와는 57타석만 대결했다.

좌타자 최지만이 좌투수에게 약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좌타자는 왼손투수의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지만이 좌완투수에게 극단적으로 약했던 건 아니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좌투수 상대 타율(0.294)이 우투수 상대 타율(0.223)보다 훨씬 높았다.

그런데도 최지만이 상대 팀 좌투수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이유는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지만은 이런 인식을 깨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2020시즌엔 아예 스위치 타자로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변신은 실패로 끝났지만, 그가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해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최지만이 좌완을 상대로 홈런을 친 건 2020년 7월 27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이후 처음"이라며 "다만 당시 최지만은 스위치 타자로서 우타자로 홈런을 쳤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향후 최지만이 좌완 투수를 상대로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지난 10일 경기 중 왼쪽 발목이 부러진 내야수 오네일 크루스는 당분간 팀 전력에서 빠지게 됐다"며 "이에 최지만에게 많은 타격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최지만은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의 성적을 올렸고, 피츠버그는 2-8로 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