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들썩이기 시작했다"…기아차 '아픈 손가락'의 반전 [최수진의 나우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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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전기차로 중국 시장 노크"이번에 (중국에) 갔더니 우리 딜러들이 전기 신차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많이 고무돼 있습니다."
EV5 콘셉트카, 中서 세계 최초 공개
송호성 사장 "올해 제대로 해보겠다" 각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최근 다녀온 중국 시장의 반응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기아가 중국에 전기차를 론칭한다는 것을 확실히 발표했다. (현지) 미디어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호성 사장 "전기차로 중국시장 공략"...이유는
기아는 앞서 지난달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기아 EV데이'를 열고 준중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했다. EV5는 '작은 EV9'이라는 별명이 붙으면서 국내 온라인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기아가 공개한 EV5 사진을 보면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 스위블링 시트, '오퍼짓 유나이티드'라는 기아가 내세운 디자인 철학 등 기아의 준대형 전동화 SUV EV9에서 보인 요소들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EV5 콘셉트카를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점도 업계에서는 화제가 됐다. 올해 전기차를 시작으로 중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콘셉트카 EV5 말고도 기아는 올해 이미 글로벌 출시된 EV6와 EV9을 올해와 내년 연달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잘 준비하겠다", "올해부터 제대로 해보겠다" 등의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며 중국 시장 공략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만큼 절실한 상황이란 얘기도 된다.특히 기아는 내연기관차보다는 전기차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 대륙에서도 전기차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 중국 승용차시장정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승용차 판매량은 426만1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줄었으나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2.4% 증가했다.
'애국 소비' 강한 중국...현대차, 기아 점유율 1%대
중국 내 출시 계획인 EV6는 이미 각국에서 '인정' 받은 전기차다. 그럼에도 기아의 중국 시장 진출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남아있는 것은 중국이 워낙 자국 브랜드에 대한 '애국 소비'로 유명한 시장이어서다.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의 전기차 판매량은 92만5782대로 테슬라에 밀려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판매량 1위 테슬라가 성장률 40%였던 반면 비야디는 175.9%에 달했다. 중국 내수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507만5286대로, 전체 전기차 시장의 63.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그렇기에 기아와 현대차에게는 '아픈 손가락'이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6년 중국 시장에서 180만대를 판매하며 승승장구했으나, 2017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에 대한 보복을 단행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고 지난해는 현대차와 기아를 합친 중국 시장 점유율이 1.7%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전기차에 사활을 건 현대차와 기아가 판매 호조를 잇기 위해서는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테슬라가 최근 가격을 연달아 인하하며 중국 시장을 노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EV6, EV5 등 올해 중국 내 전기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기아는 우선 '상품력'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송 사장은 "가격보다는 상품력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가격경쟁으로는 중국 브랜드 전기차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렸다.
EV6는 세계적으로 품질력을 인정받은 바 있고, 올해 양산차 출시가 예정된 EV5는 중국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기아의 중국 공략에 아주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자국산 소비가 강한 중국 시장을 어떤 방식으로 뚫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