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통하는 아이와 대화할 때 필요한 것들 [책마을]

부모의 문답법

리베카 롤런드 지음 / 이은경 옮김
윌북 / 376쪽|1만8800원

10대의 뇌를 알면 아이와의 관계가 달라진다

킴벌리 힌먼 지음 / 최경은 옮김
시프 / 220쪽|1만6800원
부모와 자식은 가까우면서도 먼 관계다. 서로 아무리 사랑해도 상대방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유전자는 같지만 살아온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녀와의 대화법을 다룬 책이 언제나 서점가에서 스테디셀러인 이유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부모의 문답법>도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을 다룬 책이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언어 병리학자 리베카 롤런드가 썼다. 내용을 거칠게 요약하면 자녀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공감해주고, 개성을 존중해 주라는 다소 진부한 얘기다. 하지만 언어학 이론과 임상 사례, 저자가 두 아이를 양육한 경험 등이 듬뿍 녹아 있어 뻔하지 않게 읽힌다.저자는 부모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추천 대사’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예컨대 책을 읽어줄 때 아이가 “등장인물의 행동이 재미있다”고 하면 대부분의 부모는 “그러게”라고 대충 맞장구를 친 뒤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저자는 “그 대신 등장인물의 어떤 점이 웃기는지, 주변에도 비슷한 친구가 있는지 등을 물어보라”고 권한다. 이런 식으로 꼬리를 물고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책을 그냥 읽었을 때보다 아이의 정서와 인지능력이 훨씬 더 성장한다는 설명이다.

저자가 예로 드는 ‘아이를 위로해주는 대사’들은 책을 읽는 성인에게도 힘이 된다. “나 자신을 믿는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설령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라는 부분이 그렇다.

비슷한 시기 나온 <10대의 뇌를 알면 아이와의 관계가 달라진다>는 미국의 임상 심리 전문가인 킴벌리 힌먼이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 노하우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사춘기 청소년을 이해하는 열쇠로 ‘뇌’를 꼽는다. “10대 청소년의 뇌에서는 일종의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뇌의 능력을 키우고 자아를 구축하기 위해 급격한 구조 변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가 독립된 성인으로 자라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사춘기 청소년들이 만용을 부리는 것도, 부모보다 친구를 우선시하는 것도, 일찍 자라고 해도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도 모두 뇌의 성장과 호르몬 분비 변화에 따른 현상일 뿐이다.”

청소년기는 정신적으로 매우 연약한 시기이므로 부모가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사랑으로 감싸줘야 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아이가 공짜로 집에 얹혀사는 하숙생처럼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이해심을 가져야 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