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배당 늘리려면 자산 평가손실 배당한도서 제외해야"

사진=연합뉴스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회사의 배당을 늘리기 위해 리츠 회사 투자자산의 평가손실을 이익배당 한도에서 제외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렇게 될 경우 리츠 이익의 90% 이상을 투자자에게 배당할 수 있고, 리츠 회사 역시 추가적인 법인세를 물지 않게 된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리츠 산업 발전과 법인세 감면 방안 모색 간담회'를 개최했다. 리츠는 투자자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투자신탁회사다. 리츠는 투자자에게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면 법인세를 면제받는다. 배당성향이 높아 일부 투자자들은 배당을 예금 이자처럼 받기 위해 리츠에 투자하기도 한다. 국내 상장리츠는 21개로 미국(213개), 일본(61개), 싱가포르(40개) 등 리츠가 도입된 주요 국가에 비해 적은 편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장리츠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해 9월 기준 0.3%로 미국(6.4%), 일본(2.8%), 싱가포르(21.2%) 대비 규모가 작다.

발제에 나선 김선태 한국리츠협회 리츠연구원장은 "지금은 리츠 투자자산의 평가손실만큼 순자산액이 줄어들어 이익배당 한도가 줄어들고 배당금액이 작아진다"며 "리츠는 배당하지 못한 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내고 잔여금액을 회사 내 유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익배당 한도는 그해 이익을 의미한다. 순자산액에서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해당기 적립 이익잉여금, 미실현이익을 제한 것이다.

현행 상법은 발생이익에서 평가손실을 고려해 배당가능이익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법인세법은 평가손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두 개 법상 배당가능이익 산정 방식 차이로 인해 리츠 회사는 법인세를 추가로 물고 있고, 투자자의 배당 금액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한다.이에 김 원장은 부동산투자회사법을 개정해 순자산액 감소분인 평가손실만큼 추가 배당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산 감소로 인해 우려되는 투자자 손실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내용은 즉시 공시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김 원장은 이 외에도 6개월~1년 배당 주기인 국내 리츠의 배당주기를 단축해 미국처럼 월 또는 분기 배당으로 단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연기금·공제회 등 지분이 30% 이상인 리츠는 인가제 대신 완화된 등록제를 적용하고 있으나 이 경우 개발사업 투자 비율은 자산의 최대 30%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개발산업 투자 규모 제한을 완화하고 리스크관리가 철저한 연기금 투자 비율을 상향(50%→70%)해 연기금의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방안도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됐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배당가능이익에서 자산평가 손실을 제외하도록 하면 현재의 주주에게는 유리하지만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 리츠 청산 시기에 따라 미래 주주의 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는 고민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리츠 업계에서 요구하고 있는 배당 활성화, 법인세 감면 100% 동의하지만 현재 주주와 미래 주주의 이익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