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점유율, 韓이 70% 넘는데…왜 가격동향은 '대만 지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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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노트북 조립업체 몰려 있고한국은 명실공히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국가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점유율 합계는 D램이 72.8%, 낸드플래시는 50.9%에 달한다. 그런데 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핵심 지표인 가격 정보에 대해선 대만 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영향력이 가장 클까.
20년 시장조사 경험 무시못해
반도체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수요처인 PC, 노트북, 스마트폰 같은 정보기술(IT) 기기 조립업체들이 대만에 몰려 있는 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2일 “지금은 D램 시장에서 서버업체들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엔 PC·노트북 제작사들의 힘이 막강했다”며 “ASUS, ACER 같은 대만 PC·노트북 업체들이 D램을 많이 거래했기 때문에 대만 시장조사업체들에 정확한 정보가 몰릴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제조사와의 거래관계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대만 PC업체들로부터 가격 정보를 파악하는 게 상대적으로 쉬운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D램익스체인지 등이 조사 관련 시장을 선점한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거엔 난야, 파워칩 같은 대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위상도 한국 못지않았기 때문에 현지 거래 정보가 공신력을 얻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국내 반도체기업 관계자는 “D램익스체인지가 20년 넘게 대만 반도체 유통사들과 관계를 맺으며 노하우를 쌓아 이 업체 가격동향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