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특발성폐섬유증 호주 2상 첫 환자 투약

경구용 오토택신 저해제
내부 임상 역량 강화로 효율적인 개발 기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특발성 폐섬유증(IPF) 신약후보물질 'BBT-877'의 임상 2상 첫 환자 투약이 호주에서 이뤄졌다고 13일 밝혔다.

BBT-877은 경구용 오토택신 저해제다. 특발성 폐섬유증 등 다양한 섬유화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후보물질이다. 오토택신은 혈중에서 리소포스파티딜 콜린(LPC)을 리소포스파티드산(LPA)으로 전환한다. LPA는 세포 내 수용체와 결합해 경화증, 종양의 형성 및 전이 등을 유도한다. BBT-877은 LPA의 생산을 줄여 염증 및 섬유화를 막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2상은 호주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의 50여개 임상기관에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24주 간 BBT-877 단독 및 추가 요법에 대한 유효성, 안전성 및 약동학적 효력 등을 탐색한다. 한국에서도 임상시험 환자 등록을 위한 선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88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탐색했다. 약물 효력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인 LPA의 농도를 최대 90%까지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효과와 안전성을 갖춘 차세대 치료제를 신속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환자의 50% 이상이 3~5년 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노령화 및 코로나19 후유증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또 기존 표준 치료제의 특허 만료가 가까워짐에 따라, 신규 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올해 하반기 예상되는 BBT-877 2상의 중간 분석 발표와 맞물려 기술이전을 위한 다각도의 논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2상 본격화에 따라 주요 다국적 제약사 등과 논의가 재개되고 있다고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주요 임상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다. 임상시험 설계, 약물 감시, 임상 통계, 프로젝트 관리, 임상 운용 등의 인력을 다수 영입했다. 이를 통해 자체 임상개발 수행 형태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주요 임상개발 과제들의 효율화 및 가속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