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2차전지 쏠림 점차 완화…다른 섹터로 매수세 확산될 것"

마켓리더의 시각
유상록 포티우스파트너스 파트너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마켓리더의 시각
유상록 포티우스파트너스 파트너
최근 코스피지수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의 파산에 따른 충격을 딛고 반등하며 박스권 상단인 250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는 2차전지를 중심으로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며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다. 그럼에도 경기 침체 등 경고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나온다. 현재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조금 긴 시간 흐름에서의 주식시장과 지표들을 살펴봤다.

과거 자산 가격 살펴보니

우선 과거를 되돌아보면, 2021년 6월 3300포인트를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작년 9월 말 저점을 확인했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6개월' 이전의 일이며, 코스피지수는 저점 대비 약 17%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2021년 8월 1060포인트가 고점이다. 이후 작년 10월 중순에 650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저점을 기록하게 된다. 현재 코스닥지수는 저점 대비 무려 38% 상승했다.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 역시 작년 10월과 12월에 저점을 찍었다. 당시 경기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찾기가 불가능했지만, 주식시장은 그때 저점을 찍고 상승 반전했다.미국의 기준금리는 작년 1월 0.25%에서 올해 3월 5.0%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급격히 인상됐다. 반면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작년 10월 중순 4.3%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 현재 3.4% 수준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작년 6월에 기록했던 9.1%(전년동월 대비)가 고점이다. 결국 주식과 채권 가격 추세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CPI 상승률이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낸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달러 인덱스는 작년 9월 말이 고점(114포인트, 현재 102포인트)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작년 10월 중순이 고점(1431원, 현재 1320원)을 기록했다. 여타 변수 대비 원화 가치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작년 초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온스당 2000달러에 근접했다가 반락한 뒤 최근 은행권 위기로 다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의 경우 작년 말 2만 달러를 저점에서 현재 4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증시 주변 자금흐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하는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작년 12월이 저점(46조4000억원, 올해 3월 5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일 평균 거래대금 역시 작년 12월 코스피 6조4000억원, 코스닥 5조1000억원에서 지난달 각각 8조8000억원, 12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작년 10월 말이 고점(827조원, 올해 3월 말 805조원)으로 집계됐다. 자금흐름 역시 뒤이어 위험자산 선호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는 둔화, 내년엔 회복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3월에 발표한 자료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 2.6%, 2024년 2.9%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대비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4월 발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1%포인트 하향했으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8%와 3.0%로 전망했다. 작년 경제성장률이 3.2%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둔화, 내년에는 회복이 된다.

OECD 경기선행지수도 하락 폭이 축소, 저점에 근접한 모습을 보이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경기 침체를 동반하지 않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의미하는 '노랜딩'이나 경기침체 우려는 모두 과한 것이다. 회복이라는 흐름 속에서 그 속도에 따라 위험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있을 뿐이다.미국 중앙은행(Fed)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3.3%(작년 12월 대비 0.2%포인트 상승, 내년 2.5%), 핵심 PCE 지수는 3.6%(작년 12월 대비 0.1%포인트 상승, 내년 2.6%)로 전망했다.

물가의 하향 안정화 전망에는 변화가 없지만, 안정화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번 시사했다. 이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12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 워치(Watch)에서는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5% 이하일 확률이 90% 이상으로 전망한다. 당분간은 시장 기대감의 현실화 여부에 따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생길 것이다.

국내 기업실적 측면에서 보면 컨센서스는 경기흐름과 유사하다.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겠으나, 지난 4분기 대규모 손실 처리(빅베스) 덕에 분기별 흐름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공식화로 업황의 저점을 확인함에 따라 하반기와 내년으로 이어지는 국내 기업의 실적 회복 가시성은 높아졌다.

쏠림에서 확산 시기를 준비할 때

긴 흐름에서 보면 주식시장은 일찌감치 저점을 확인하고 반등하는 선상에 있다. 경제 환경이나 기업실적 측면에서 단기적인 가격 조정을 초래할 요인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내년까지 주식시장을 보수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반등 초기에 2차전지와 같은 특정 섹터로의 쏠림 현상도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될 것이다. 나아가 여타 섹터로 점차 매수세가 확산될 것이다. 다만 고금리 여파로 생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영역에 대한 투자는 아직 후순위이다. 위험관리 측면에서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과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금융기관 연체율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