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저격' 불쾌했던 김기현…김재원보다 먼저 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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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논란·지도부 비판 반감국민의힘이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사진)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김재원 최고위원 등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을 홍 시장이 잇달아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설전 도 넘었다" 상임고문 해촉
洪 "엉뚱한 데 화풀이" 반발
국민의힘은 1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시장의 당 상임고문 해촉을 결정했다.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이 상임고문을 겸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홍 시장은 지난해 10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상임고문으로 위촉됐다. 당 대표를 지낸 것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다. 상임고문 위촉 반년 만에 돌연 해촉한 배경에는 홍 시장에 대한 김기현 대표의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홍 시장은 전 목사에 대해 당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고 보고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혔나”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총선 승리를 위해 김 대표 등이 불출마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 첫머리 발언에서 “특정 목회자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 지도부가 그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라며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현직 시장으로서 상임고문 자격까지 갖추고 여러 논란의 말씀을 하시는 것보다 대구시장으로서 시정에 집중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상임고문 해촉 결정에 홍 시장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엉뚱한 데 화풀이한다”며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 이참에 욕설 목사(전광훈)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고 적었다. 아울러 “(나는) 이 팀(당 지도부)이 아니라 내년에 살아남은 사람들과 함께 나머지 정치를 해야 할 사람”이라고도 했다. 내년 총선 패배 등으로 2025년 3월까지인 임기를 김 대표가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