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서도 야수처럼 달렸다"…꿈의 오프로더 '디펜더 130' [영상]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시승기

최대 8인 탑승 가능한 오프로드SUV
강원도 인제 온·오프로드 시승
거침없는 험로 주행 성능 뽐내
디펜더110보다 차체 340mm 길어져
차박 평탄화 작업 필요한 부분 아쉬워
'올 뉴 디펜더 130' 사진=랜드로버 제공
재규어랜드로버가 지난 3월 국내 출시한 8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디펜더 130'을 시승해봤다. 디펜더는 강인한 외관에 험로에서도 거침없이 달리는 주행 성능으로 오프로드 마니아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끄는 차량이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영상=신용현 기자
지난달 28일 강원도 인제 일대에서 오프로드와 온로드 약 65km 구간을 주행했다. 시승 차량은 '올 뉴 디펜더 130 P400 X Dynamic HSE' 모델이다. 일부 구간에서는 디펜더 90모델로 운전하며 130과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110, 90. 영상=신용현 기자
디펜더 130은 110 모델과 전·후면부 디자인은 같지만 리어오버행(뒷바퀴부터 후방 끝까지 거리) 길이가 340mm 더 길다. 전장은 5098mm이다. 테일게이트에 장착된 스페어 타이어까지 포함하면 5358mm으로 늘어난다. 길이만 놓고 보면 기아 카니발(전장 5155mm, 휠베이스 3090mm)과 비슷하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오프로드 체험 주행. 영상=신용현 기자
시승은 오프로드 코스 중심으로 진행됐다. 총 시승 시간 2시간30분 중 1시간30분 가량 자갈길과 도강 등을 달리며 험로 주행 성능을 느껴볼 수 있었다.첫 번째 오프로드 코스에선 수심 60cm 깊이 강물을 건넜다. 코스 진입 전에 랜드로버 인스트럭터(강사) 안내에 따라 차량 지상고를 높였다. 디펜더 130의 에어 서스펜션은 주행모드를 오프로드로 설정하면 지상고를 75mm 높여준다. 추가로 70mm 더 높일 수 있어 차체를 최대 145mm까지 높일 수 있다. 물길 아래엔 자갈이 깔려 자칫 차량이 미끄러질 수 있었지만 다양한 지형에 대응할 수 있는 랜드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으로 미끄러짐 없이 건너갔다.

디펜더 130은 운전자가 컴포트, 에코, 스노우, 머드, 샌드, 암석 및 도강모드 등으로 설정하면 각 상황에 걸맞은 주행 능력을 발휘한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오프로드 경사로 주행. 영상= 신용현 기자
물길을 건넌 뒤엔 경사로 코스에 진입했다. 약 5m 높이 언덕 구간이다. 차 바퀴가 모두 언덕에 오르자 전면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건 하늘뿐이었다. 차량 앞 상황이 보이지 않는 데다 옆으로 굴러떨어지진 않을까 걱정도 들었다. 인스트럭터는 무전으로 디펜더 130에 탑재된 3D 서라운드 카메라를 작동해보라고 했다. 보이지 않던 앞 상황을 카메라를 통해 확인하며 언덕을 내려갈 수 있었다. 이때 차체의 좌우 상황도 함께 보여줘 코스 이탈 없이 주행 가능했다.
'올 뉴 디펜더 130' 사진=랜드로버 제공
연달아 경사 코스를 통과한 다음 진흙 코스에 진입했다. 바퀴가 헛돌 거란 예상과 달리 안정적으로 코스를 빠져나갔다. 시승 차량 중 한 대에만 적용된 올-터레인 타이어의 도움이라 보기엔 일반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도 큰 미끄러짐 없이 코스를 탈출했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영상=신용현 기자
진흙 코스를 뚫고 메마른 땅을 지나갈 땐 모래바람에 마치 사막을 주행하는 듯한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오프로드 도강. 영상=신용현 기자
꽤 깊은 강을 건너는 코스도 진행했다. 앞 차량의 뒷 번호판이 물에 잠길 정도의 깊이였다. 디펜더 130은 제원상 900mm 높이까지 도강할 수 있다. 현재 수심을 나타내 주는 수심 감지(웨이드 센싱, Wade Sensing)화면에는 최대치인 900mm를 넘어서자 경고 알림을 보여주기도 했다. 도강 중 물이 출렁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m까지도 도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스노클 에어 인테이크. 사진=신용현 기자
시승 차량에는 운전자 창문 옆에 스노클링 장비와 비슷한 '스노클 에어 인테이크'가 적용돼 깊은 수로 주행도 문제없었다. 이 장비는 스노클을 통해 공기를 엔진에 공급한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3D 서라운드 카메라 오프로드 작동 화면 . 사진=신용현 기자
수심이 깊어지자 양쪽 문에서 물살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면 차가 물에 잠길 것 같았다. 실내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보닛 아래 상황을 보여주는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로 물속을 보여주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올 뉴 디펜더 130' 실내. 영상=신용현 기자
1시간30분가량의 오프로드 코스 주행을 마치고 일반도로에 진입했다. 험로를 거침없이 뚫고 달리던 디펜더의 힘은 고속주행에서도 만족스러운 가속력을 보여줬다.

육중한 차체에도 뛰어난 가속력을 보여준 디펜더 130엔 신형 3.0L I6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시승 모델인 '올 뉴 디펜더 130' P400 X Dynamic HSE의 최고 출력은 400마력, 최대 토크는 56.1kg.m이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에 걸리는 시간)은 6.6초다.

주행 중 정숙성은 뛰어났다.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잘 막아줬다. 다만 속도를 높이자 풍절음이 다소 거세게 들려왔다. 랜드로버 측은 시승 차량에 설치된 '에어 스노클'이 소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정차하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는 스톱앤고 기능은 인상적이었다. 시동이 꺼지고 켜질 때 차체 흔들림 때문에 이 기능을 끄고 주행하는 운전자가 상당수지만, 디펜더 130은 시동이 꺼지고 켜질 때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었다.
'올 뉴 디펜더 130' 사진=랜드로버 제공
도로가 움푹 팬 구간을 지나갈 때도 충격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방지턱을 넘는 순간 속도를 내봤다. 약간의 충격이 전해졌지만 울렁거리는 느낌은 없었다. 랜드로버는 "디펜더 130에 적용된 어댑티브 다이내믹스가 운전자 주행에 따라 차체 반응을 예측해 제어하고, 초당 500회 노면을 모니터링해 서스펜션을 제어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고"고 설명했다.

브레이크는 예민하게 반응해 주의가 필요했다. 디펜더 130 시승을 시작하고 첫 브레이크 조작했을 때 예상보다 빠른 브레이크 반응에 차체가 울컥거리기도 했다.
'올 뉴 디펜더 130' 사진=랜드로버 제공
디펜더 130은 실내 공간에서도 오프로드 SUV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단단해 보이는 대시보드와 나사와 볼트가 노출된 도어 패널디자인이 특징이다.

랜드로버는 성인 3명이 앉아도 여유로운 3열 시트라고 설명했다. 실제 3열에 앉아보니 머리 공간(헤드룸)이 넉넉하고 머리 위에 선루프가 설치돼 있어 개방감을 더했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트렁크. 영상=신용현 기자
트렁크 용량은 3열 시트까지 펼쳐진 상태에선 389L다. 2열과 3열 모두 접으면 2290L로 늘어난다. 2열, 3열 시트를 모두 접어보니 공간은 넓게 나왔지만 시트 간 높이 차이가 있어 차박을 하려면 평탄화 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30' 조수석 아이소픽스(ISOFIX). 영상=신용현 기자
8인승 SUV 디펜더 130에는 카시트 설치를 위한 아이소픽스(ISOFIX)가 총 다섯 군데 배치돼있다. 2열과 3열 좌우 좌석과 조수석에도 설치할 수 있어 최대 5개 시트에 카시트를 설치할 수 있다.

시승을 마치고 안전벨트를 풀었더니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를 자동으로 낮춰줬다. 온로드 주행 시 높이보다 50mm 내려갔다. 차체 높이가 내려와 사이드스텝 도움 없이도 편하게 하차할 수 있었다.올 뉴 디펜더 130의 국내 출시가격은 P400 다이내믹 HSE 1억4217만원이다. D300 다이내믹 HSE 모델은 1억3707만원(개별소비세 3.5% 인하분 적용)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