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 명품 입고…'3000원대' 도시락에 열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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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가성비 편의점 도시락 인기최근 고물가 여파로 식비 부담이 큰 학생과 직장인을 중심으로 1000원의 아침밥, 가성비 편의점 도시락이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명품 소비는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명품 시장 성장세에 '아이러니' 지적
양면적인 소비자 '엠비슈머' 행태
"불황에 '스몰 럭셔리' 인기" 전망
식비 부담에 편의점 도시락 인기 폭발인데
…명품 소비도 고공행진 '아이러니'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CU 등 편의점에서는 도시락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고물가에 짠테크(짠돌이+재테크)족을 겨냥해 저렴한 도시락을 선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GS25에 따르면 3000원대인 '김혜자 도시락' 출시일인 2월 15일부터 지난 5일까지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출시 50일 만에 판매 개수는 300만개를 웃돌고 있다. 매출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직장인이 밀집한 오피스(90.7%)였다. CU는 백종원 도시락 시리즈의 인기로 지난달 도시락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7% 급증했다고 밝혔다. 일부 백종원 도시락은 현재까지 판매량이 250만개에 달하고 있다.편의점 도시락 인기는 불황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한국의 명품 소비도 늘어나고 있어 상당히 모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여성이 편의점에서 3900원짜리 도시락을 구매하려는 뉴스 영상이 캡처로 공유돼 갑론을박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여성이 입은 패딩이 300~400만원에 달한 탓이다. 이에 "돈 아껴서 고가 패딩 산 것이냐", "서민 체험이다" 등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실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 성장한 약 170억 달러(약 21조원)로 전 세계 7위를 차지했다. 국민 1인당 평균 금액으로 환산한 소비액은 325달러(약 43만원)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미국(280달러·약 35만원), 중국(55달러·약 7만원)을 제치고 세계 1위 수준이다.
양면적인 소비자들…'스몰 럭셔리'가 대세
이러한 소비 형태를 무엇으로 해석해야 할까. 이는 '엠비슈머'(Ambisumer)로 정리할 수 있다. 앰비슈머란 양면성(Ambivalent)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가치관에 따라 양극화 소비를 하는 현상 또는 소비자를 뜻한다. 가치를 두는 소비재에는 과감하게 지출하는 반면, 절약할 수 있는 소비에는 최대한 지출을 아끼는 것이다.정소연 KB증권 선임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극화에 따라 유통업체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고가품 명품 소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식품이나 생활필수품을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구매하고 편의점에서 한 끼 식사를 대체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설명했다.문경선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한국 리서치 총괄은 "(면세를 제외한) 한국 명품 시장은 봉쇄 기간 면세점을 방문하지 못한 내수 수요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면서 "특히 명품 소유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이 점이 오프라인 및 온라인 명품 시장의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물가와 불황이 지속되지만 명품 소비를 하고 싶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갑, 액세서리 등 이른바 '스몰 럭셔리'가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오는 2023년에도 스몰백, 액세서리, 명품 화장품들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