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부진에 노사 양보…올해 직원 임금 4.1% 올린다

노사협의회 합의
삼성전자가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임원의 올해 보수 한도를 사실상 동결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4.1% 올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4일 사내 게시판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노사협의회 합의안 결과를 공지했다. 노사협의회에서 경영진은 등기임원의 보수 한도 증액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 보수 한도를 41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17% 높이는 안건을 통과시켰지만,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는 등 악화된 업황을 고려해 등기임원 보수 한도를 동결하기로 한 것이다.노사협의회는 올해 임금 기본 인상률 2%, 성과 인상률 2.1%에 합의했다. 기본 인상과 성과 인상을 합치면 직원 임금은 평균 4.1% 오른다. 이 같은 인상률은 지난해(9.0%)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나빠진 회사 실적을 고려해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서면서 합의안을 도출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 7월부터 설·추석 귀성여비를 기본급에 포함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시급은 12.5% 상승할 전망이다. 고정시간 외 근로수당 기준은 20시간에서 17.7시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6월부터 매달 필수 근무시간을 충족한 직원은 매달 하루씩 쉬는 ‘월중 휴무’ 제도도 신설한다. 삼성전자 월급날(21일)이 포함된 주의 금요일을 휴무일로 정했다. 의무 사용 연차 가운데 최대 3일을 다음 해로 이월해 사용하고, 임신 기간 단축근무를 확대하는 등의 안건에도 합의했다.이 회사는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노조 공동교섭단과의 임금 협상도 진행 중이다. 노조 공동교섭단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노조와의 임금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경영 상황이 호전되면 별도의 사기 진작 방안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