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국의 소녀들·가난한 자의 교황, 세상을 향한 교황

▲ 제국의 소녀들 = 히로세 레이코(広瀬玲子) 지음. 서재길·송혜경 옮김.
일제 강점기 조선에서 태어난 일본인, 그중에서 경성공립고등여학교를 다닌 소녀들의 경험을 정리한 책이다.

분석 대상이 된 소녀들은 지배자의 딸로서 이들은 대체로 풍족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당시로서는 명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경성제일공립고등여학교에 진학한 이들이다. 저자는 이 소녀들이 진실을 감추는 두꺼운 벽 속에서 성장했으며 조선인보다 일본인이 우월하다는 의식을 내면화한 식민지주의를 체득했다고 분석했다.

소녀들이 조선인과 친구로서 교류할 기회는 드물었다.

이들은 부모 등에게 고용된 종속적 위치의 조선인을 접하고 기억했다. 당시의 경험을 저자에게 제공한 한 일본인은 조선인을 "가족처럼" 대우했다고 하면서도 그가 "손버릇이 나쁘다"(도둑질을 한다)고 하는 등 뒤틀린 인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소녀들은 일본이 전쟁에서 지면서 권력관계의 역전을 경험한다.

광복 후 달라진 조선인의 태도를 통해 일본인이 억압자로서 살아왔다는 사실을 비로소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책은 식민지 조선에서 살았던 일본 여성들의 경험을 회상, 수기, 인터뷰 등을 통해 파악하고 이들이 식민지의 체험을 어떻게 마주하는지 보여주고자 시도한다.

새의 눈으로 조감하지 않고 벌레의 눈으로 보려고 했다는 저자의 설명처럼 책은 당시 지배층의 경험과 인식을 세세하게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소명출판. 259쪽.
▲ 가난한 자의 교황, 세상을 향한 교황 = 시빌 드 말레·피레르 뒤리외·로이크 루이제토 엮음. 성미경 옮김.
"월급은 얼마인가요?", "약혼자가 있었나요?"
교황에게 던지기에는 다소 무례한 질문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의 의문 하나하나에 성실하게 답변한다.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각국을 돌며 가난한 이들과 나눈 대화를 엮었다.

소탈하고 솔직한 교황의 이야기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교황은 가장 좋아하는 운동으로 축구를 꼽는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제대로 뛰지 못하니 다들 자신에게 그냥 골대 앞에서 서 있으라고 했고 그런 요구를 따랐다고 회고한다.

심지어 자신이 가끔 기도하면 졸기도 한다고 고백하고서 그렇지만 주님이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재치 있게 답변해 읽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한다.

전쟁, 자살 증가, 부의 편중 등에 대해서는 분노와 우려를 표명하며 세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심플라이프. 168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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