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공포 확산"…1분기 전국 아파트 분양단지 60% 미달

서울 3곳 청약 경쟁률 평균 57대 1
지방은 미달 속출…분양가·입지 따라 양극화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전경. /한경DB

지난 1분기(1~3월) 전국 신규 분양 아파트의 60% 이상이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100% 청약 마감에 성공했지만 지방은 청약 미달이 속출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16일 부동산R114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국 1분기 분양단지 34개 곳 가운데 1·2순위 내에 청약이 마감된 곳은 13곳으로 38.2%에 그쳤다. 21개 단지(61.8%)는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해 단지 수 기준 미달을 나타냈다. 작년 1분기엔 총 87개 분양 단지 가운데 21개 단지(24.1%)만 미달한 것과 대비된다.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엔 미달 비율이 70%(84곳)에 이르렀다. 다만 분양 단지가 120개로 올해 1분기의 3.5배에 달하는 등 올해 초보다 입지가 떨어지는 곳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분양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은 대구와 경북, 전남, 전북, 제주, 충남 등 6개 지역에서 각 1개 단지씩 분양됐지만 모두 미달했다. 수도권에서도 경기 지역에서 1분기 8개 단지가 분양돼 75%인 6개 단지가 미달했다. 인천 역시 5개 단지가 분양돼 1개 단지만 마감돼 미달 비율이 80%에 달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지방과 수도권의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청약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경기 침체도 지속되면서 청약을 미루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은 1분기 분양된 3개 단지가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해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분기 서울에서 일반분양된 아파트는 3개 단지 총 393가구(일반 가구 수)로, 총 2만2401명이 신청해 청약 경쟁률이 평균 57대 1에 달했다. GS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영평동 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98가구 일반분양에 1만947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98.8대 1에 달했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도 214가구 분양에 2430명이 신청해 1순위 경쟁률이 평균 11.4대 1이었다.

1분기 전국 분양 물량은 34개 단지 총 2만6437가구(총가구 수)로, 당초 계획됐던 101개 단지 7만8159가구와 비교해 34%가량만 분양하는 데 그쳤다. 분양이 줄면서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 가구 수는 7만5438가구로 연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사들이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미분양까지 고려하면 실질 미분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